'마스크 실언' 박능후 장관 "병원 몫 마스크 최우선 지원"
"마스크 수급 매일 모니터링해 부족 문제 없도록 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의료계가 마스크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정에서 부족함을 느낀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진의 마스크를 '최우선'으로 공급하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박 차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의료진 감염을 막기 위해 레벨D 보호복과 N95 마스크 등 방역 물품을 지속해서 지원하고 있다"며 "보건용·수술용 마스크는 의료진의 몫을 최우선으로 지원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하루 100만 장을 할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주에는 하루 144만장까지 공급량을 확대하도록 계약했고, 지난주 중반 이후에는 하루 180만장이 공급될 수 있도록 했다"며 "마스크 배분을 맡은 의료단체와 일선 병원 간 핫라인을 신설하고 전산시스템을 구출해 수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박 차장은 "(마스크 공급 확대로) 부족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수급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해 부족한 경우 즉시 공급을 확대하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은 대한병원협회로부터, 의원급 의료기관은 대한의사협회로부터 마스크를 공급받고 있다. 각 협회는 조달청으로부터 마스크를 공급받아 의료진 등 업무 종사자와 병상 규모 등을 고려해 마스크를 배정한다.
그러나 각 병원에서는 마스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성모병원에서는 수술실에서 쓰는 일회용 끈 마스크가 부족해 면 마스크를 써야 할 처지에 놓였고, 삼성서울병원에서는 비(非) 진료부서 직원에는 마스크 2~3장으로 1주일을 버티라고 하기도 했다. 다른 병원들도 대부분 마스크 재고가 동이 나 아껴 쓰고 있다. 코로나19 의심환자를 진료하는 전공의들이 N95 보건용 마스크를 재사용하고 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차장이 지난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본인(의료진)들이 좀 더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정에서 부족함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고 답변해 논란이 일었다. 의료계에서는 "현실을 모르는 발언"이라고 질타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마스크 외에 레벨D 보호복도 최대 1만명의 환자를 진료할 수 있을 정도의 수량을 확보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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