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코로나19 확산에 베네수엘라·가이아나 국경 폐쇄 검토
보건장관 "베네수엘라 공공보건 시스템 취약…국경 상황 우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베네수엘라와 가이아나 국경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주(州)의 안토니우 데나리움 주지사는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보건부 장관에게 국경 폐쇄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나리움 주지사는 지난 11일 만데타 장관을 만나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면 두 나라 국경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데나리움 주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특히 호라이마주를 통해 매일 500∼700명의 베네수엘라인이 입국하고 있다"면서 "베네수엘라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국경에 대한 통제가 되지 않으면 매우 우려스러운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아직 어떤 나라에 대해서도 입출국을 제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하원 청문회에 출석한 만데타 장관은 국경 폐쇄 가능성을 묻는 말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브라질-베네수엘라 국경 지역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베네수엘라는 공공보건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연방대법원의 호자 웨베르 대법관은 "국경 폐쇄는 대통령의 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라면서 사실상 찬성 입장을 밝혔다.
유엔의 자료를 기준으로 현재 브라질에는 호라이마주를 중심으로 베네수엘라 난민 24만여명이 체류 중이며, 지금도 국경을 넘는 난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법무부 산하 국립난민위원회(Conare)는 지난해 말 베네수엘라 난민 2만1천400여 명에게 난민 자격을 인정했다.
베네수엘라에서 '국민 엑소더스(대탈출)' 사태가 벌어진 이후 브라질 정부가 이처럼 대규모로 난민 자격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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