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죽이는 T세포, 원거리 공격용 인터페론 분비"
종양에 인터페론-감마 퍼뜨려 멀리 떨어진 암세포 공격
파스퇴르 연구소 연구진, 저널 '네이처 캔서'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백혈구의 일종인 T림프구(T lymphocytes)는 암세포를 공격해 파괴한다.
차세대 암 치료법으로 주목받는 면역요법도, 면역세포의 이런 반응을 북돋워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이다.
흔히 T세포로 불리는 T림프구는, 종양을 뚫고 들어가 암세포를 하나하나 파괴한다.
이런 방식의 공격은 인접한 공간에서 T림프구가 직접 맞닥뜨리는 암세포에만 가해진다.
그런데 T세포는 이런 근접 공격과 동시에 사이토카인(신호전달물질)을 생성한다.
이렇게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면서 만드는 사이토카인 중 하나인 인터페론-감마(IFN-γ)가, T세포가 공격하는 종양 내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를 프랑스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인터페론-감마가 종양 전체에 급속히 퍼지면서, 멀리 떨어진 암세포까지 T세포의 공격권 내로 들어온다는 게 요지다.
이는 T세포가 더 많은 암세포를 공격하기 위해, 다시 말해 암세포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스스로 신호전달물질을 분비한다는 걸 시사한다.
이 발견은 '제한적 효과'라는 벽에 막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암 면역치료의 개선에 도움이 될 거로 기대된다.
이 연구를 수행한 파스퇴르 연구소 과학자들은 관련 논문을 저널 '네이처 캔서(Nature Cancer)'에 발표하고, 별도의 논문 개요를 12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첨단 영상 기술로, 살아 있는 생쥐의 암 종양 세포에서 T세포가 어떻게 행동하고, 인터페론-감마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이 과정에서 종양을 뚫고 들어가는 데 성공한 T세포 수는, 인터페론-감마의 생성량과 연관돼 있고, 이런 T세포 수가 결국 종양 세포의 반응도를 결정한다는 걸 확인했다.
연구팀은 흑색종 환자의 종양 세포에 실험해 이런 연구 결과를 검증했다.
논문의 제1 저자이자 파스퇴르 연구소의 '면역 반응 역학' 책임자인 필리프 보우소 박사는 "T세포가 더 많은 암세포를 공격하는 능력을 갖추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결과"라면서 "특히 면역 회피 메커니즘을 갖춘 암세포도, 이렇게 확대되는 T세포의 공격 대상에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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