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발언 논란에…정부 "'보호구 충분' 강조하려 한 듯"(종합)
"현장선 마스크 부족할 수 있다 판단"…의료진 공급량 하루 180만장으로 늘려
확진자 1만명 가정해 '레벨D' 확보…이달 중 180만벌 입고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채새롬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계가 마스크 재고를 쌓아두고 싶어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과 관련, 정부는 의료 현장의 마스크는 일부 부족할 수 있어 확충 중이며 보호구는 충분히 비축한 상황으로 파악한다고 13일 밝혔다.
정부는 의료진에게 공급하는 마스크와 방역물품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지만, 총량과 현장 체감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날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료진의 마스크 부족 사태와 관련해 "본인(의료진)들이 좀 더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정에서 부족함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고 답변해 논란이 일었다.
손영래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홍보관리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박 장관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에 "의료진뿐만 아니라 병원 종사자들도 마스크를 써야 하므로 의료현장에서 부족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반장은 "공적 구매 마스크 중 의료진 배급을 1순위로, (1일) 100만장을 강제로 할당하고 있다"며 "의료 현장에 마스크가 최대한 배포될 수 있도록 144만장까지 확대해 계약하고 있고 그 외에도 공급을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구 의료현장에 배급되는 레벨D 등 보호구가 필요 수량보다 공급이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장관께서 그 부분을 강조하려다 보니 그렇게 답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이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방역 물자의 수급과 재고를 관리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진에 공급되는 마스크는 최근 이틀간은 하루 180만장으로 확대했으며, 공급량을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예상하는 레벨D 보호복 수요는 175만벌이다. 전날 기준 정부가 보유한 수량은 약 56만벌이다. 정부는 이달 중 180만벌을 입고할 예정이며, 이달 말 기준으로 61만벌을 비축할 예정이다.
수치상으로 필요한 수량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지만, 의료현장에서 레벨D를 원하는 사람이 많고 정부 공급량보다는 좀 더 비축하고 싶은 생각들이 있어 공급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손 반장은 다만 어느 정도까지 레벨D를 사용하는 게 적절한지를 두고서는 일부 논쟁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확진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의료진을 중심으로 레벨D를 공급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의료진으로부터도 공급 요청이 있는 상황이다.
그는 "레벨D 보호구는 벗을 때 제대로 훈련받지 못하고 벗으면 그보다 낮은 레벨의 보호구보다 감염 확률인 높기 때문에 고도로 훈련받은 사람이 써야 한다"며 "환자를 대면하지 않은 경우는 더 낮은 보호구가 안전하다고 권고하고 있어 기준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의료 현장 내 분포의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보호구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파악하고 즉각적으로 조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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