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신반포15차에 총력전…5년만에 수주 나선 배경은

입력 2020-03-13 11:29
삼성물산, 신반포15차에 총력전…5년만에 수주 나선 배경은

클린수주 환경 조성에 조직 내부 사정 맞물려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5년 만에 정비사업 수주전에 등판한 삼성물산[028260]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 아파트 재건축 수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신반포15차 재건축에 자사 브랜드 래미안이 가진 최고의 디자인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13일 밝혔다.

삼성물산은 "래미안만의 차별화한 디자인 역량에 더불어,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과 싱가포르 래플스 시티 등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유엔스튜디오(UN Studio)와 협업해 최고의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단지 입구에는 150m에 이르는 거대하고 유려한 문주를 설치하고, 호텔식의 드롭-오프 존도 만들어 입주민들의 프라이버시 보호와 이용 편의성을 도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미세먼지 저감 수종과 쿨미스트 기술 적용, 30평 규모의 글램핑이 가능한 공간 구성, 실내 스마트 키친 적용, 식사 공간을 크고 아름답게 꾸민 갤러리 다이닝, 그림이나 고가의 물품을 보관하기 용이한 퓨어 클로젯(Pure Closet) 등도 제안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 재건축 재입찰 참여 건설사 가운데 가장 먼저 보증금을 납부하며 5년 만에 정비 사업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재건축 신규 단지명은 '래미안 원 펜타스'로 정했다.

래미안으로 대표되는 삼성물산은 과거 강남권 정비사업장을 휩쓸며 승승장구했으나 2015년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사업 입찰에서 참패한 것을 끝으로 수주전에 나서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5년 만의 정비사업 수주전 등판 이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포가 대한민국의 주거문화를 선도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더욱 실질적인 이유는 주택 영업이 조합원들에게 금전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불법적인 방식에서 주택상품 본연의 경쟁 방식으로 확연히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 개정된 도시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건설사가 금품·향응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약속할 경우 시공권이 박탈되는 것은 물론, 2년간 정비사업을 수주할 수 없다.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수주전을 계기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정비사업 관리 감독도 이전보다 훨씬 강화됐다.

건설업계는 그룹 차원에서 준법 경영을 강조하는 삼성이 사업 재개의 명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업계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지속적인 수주잔고 감소와 최근 조직개편도 정비사업 복귀의 주요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그룹 내 계열사 공사를 기존 건축토목사업부(옛 빌딩사업부)에서 독립·신설된 하이테크사업부가 전담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일반건축 부문은 올해 실적 개선을 통해 존재가치를 증명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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