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코로나19 맹렬 확산에 관광 얼어붙어…정부 긴급대책(종합)

입력 2020-03-13 03:43
스페인 코로나19 맹렬 확산에 관광 얼어붙어…정부 긴급대책(종합)

호텔업계 "쓰나미 몰려온 것 같다"…예약률 급감, 관광산업 타격 심각

스페인 정부, 24조원 지원대책 발표…자영업자·중소기업 지원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자 관광업이 주요 산업인 스페인의 실물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스페인 보건부에 따르면 12일 낮 12시 현재(이하 국제표준시 기준)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총 2천968명으로 전날 오후 5시의 2천140명에서 만 하루도 되지 않아 828명이 늘었다.

사망자는 같은 시간에 48명에서 84명으로 갑절 가까이 급증했다.

스페인 정부가 전날 이탈리아와 같은 상황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무색할 만큼 스페인의 코로나19 사태는 최근 들어서 맹렬한 기세로 확대되고 있다.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8일 589명에서 나흘 만에 5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마드리드에서 확진자가 최소 1천300명 이상 발생하고 사망자가 38명 이상 나오는 등 코로나19로 수도권의 타격이 전국에서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관광이 주요 산업인 스페인에서는 유명 관광시설들이 폐쇄되고 관광객들이 급감하면서 실물경제에 타격이 현실화하는 기류다.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과 다른 주요 박물관들이 문을 닫은 데 이어, 바르셀로나의 명소인 성가족대성당(사그라다파밀리아)도 오는 13일부터 당분간 문을 닫기로 했다. 진행 중이던 이 성당의 증축공사도 중단된다.

스페인호텔업연합회 라몬 에스텔라 사무총장은 로이터통신에 "쓰나미가 불어닥쳤다. 운석이 우리에게 떨어진 것 같다. 생존을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가운데 속속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이날 오전 양성평등부 장관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자 페드로 산체스 총리를 비롯한 각료 전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으며, 하원 의사당은 1주일간의 의사당 폐쇄 기간을 보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산체스 총리는 당분간 코로나19 대책회의 등 각료 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키로 했다. 스페인의 프로축구 리그인 라 리가의 1·2부 리그도 최소 2주간 경기를 중단하기로 했다.

보건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시민들에게 헌혈을 독려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중국 정부는 이날 스페인에 마스크 등 의료물자를 보내왔다.

산체스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180억유로(24조원 상당) 규모의 긴급예산 지출 계획도 발표했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관광업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을 지원하고 세금납부를 미뤄주는 방안, 보건의료물자 공급 확대 등이 담겼다.

하지만 기존에 책정된 예산을 앞당겨 지출하는 것이 포함돼 실제 특별지출 규모는 180억유로에 크게 못 미친다고 스페인 언론들은 전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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