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우한' 이탈리아, 전국 이동제한 이어 전국 상점 '휴업령'
최소 2주간 모든 식당·술집 등 잠정 폐쇄…마트·약국 등 필수업종 제외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는 이탈리아가 전례 없는 전국 이동제한령을 내린 데에 이어 모든 상점에 휴업령을 내렸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11일(현지시간) 밤 총리 집무실인 키지궁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최소 2주간 식품판매점과 약국 등 생필품 판매업소를 제외한 모든 상점에 휴업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콘테 총리는 9분동안 이어진 담화에서 "희생을 보여주는 모든 이탈리아인에 감사를 표한다"며 "술집, 식당, 미용실, 구내식당이 모두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정배달 서비스는 그대로 운영될 방침이다.
그러면서 콘테 총리는 "식료품을 구매하기 위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22일 바이러스 전파 상황이 가장 심각했던 북부 11개 지역에 대한 주민 이동제한령을 내린 데 이어 밀라노·베네치아를 비롯한 북부 이동제한령 확대(8일), 이동제한령 전국 확대(10일) 등 강도 높은 조처를 잇달아 도입한 바 있다.
그런데도 바이러스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자 전국의 모든 상점을 일시적으로 폐쇄, 규제 조치를 한 단계 더 높인 것이다.
이는 같은 날 경기 부양과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250억 유로(약 33조8천억 원)의 긴급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지 수 시간 만에 나온 추가 조치다.
앞서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이탈리아 경제장관은 긴급 자금 가운데 절반은 즉시 집행하며, 나머지 절반은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질 경우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금 일부는 이탈리아 관광객 급감으로 직격타를 맞은 소규모 자영업자를 위한 것이라고 AFP는 설명했다.
자금난에 빠진 이탈리아 은행을 위해 국가가 보증인이 되는 '부분 국가보증' 정책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외 활동과 사교 모임을 즐기는 이탈리아의 생활방식은 일순간 중단됐다.
점점 더 엄격해지는 정부 방침은 이탈리아인들의 일상을 서서히 갉아먹고 있다.
이날 로마 시내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었으며, 퇴근하는 이들로 붐벼야 할 버스도 텅 빈 상태였다고 AFP통신은 묘사했다.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서로 거리를 유지하며 대화하기 시작했고,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에서는 방역복을 입은 미화원들이 소독 작업에 나선 모습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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