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주저하던 WHO, 110개국·12만명 감염에 '최고 경보'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전염병의 최고 경보 단계인 팬데믹을 선포한 배경에는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에서 첫 코로나19 발병이 보고된 이후 불과 70여 일 동안 확진자 수는 전 세계적으로 12만 명에 육박하고 피해 국가도 110개국이 훌쩍 넘었다.
특히 이 같은 피해가 향후 유럽과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할 것으로 전망되자 더는 팬데믹 선포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군다나 여러 전문가가 코로나19에 대해 이미 팬데믹 단계에 진입했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미국의 CNN 방송은 WHO보다 이틀 먼저 코로나19의 팬데믹을 선언하고 나섰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최근 2주 사이 중국 외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13배 증가하고, 피해국도 3배 늘었다"면서 "현재 114개국에 11만8천여 건이 접수돼 4천29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며칠, 몇주 동안 우리는 환자, 사망자, 피해국의 수가 훨씬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다만 WHO는 코로나19가 여전히 억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11만8천여 건의 확진 사례 가운데 90% 이상은 4개국에서 발생했고, 이 가운데 중국과 한국에서는 (코로나19가) 상당한 수준의 감소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81개국은 어떠한 사례도 보고하지 않았고, 57개국은 10건 이하의 사례를 보고했다"며 "모든 나라는 이번 팬데믹의 진로를 여전히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역, 공중 보건, 정치적 리더십, 사람들" 등 네 가지 단어가 팬데믹보다 더 중요하다면서 각국에 적극적인 대처와 연대를 주문했다.
WHO는 현재까지 1968년 홍콩 독감과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등 두 번만 팬데믹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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