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 유튜버에 낚였다…왕실 뛰쳐나온 뒷얘기 다 털어놔

입력 2020-03-11 15:09
해리 왕자 유튜버에 낚였다…왕실 뛰쳐나온 뒷얘기 다 털어놔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영국 왕실에서 뛰쳐나와 독립 선언을 한 해리 왕자가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출신 사기꾼들에게 감쪽같이 속아 왕실 뒷얘기를 죄다 털어놨다가 통화 내용이 공개되는 통에 망신을 당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대중지 더 선을 인용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 선 보도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최근 자신을 스웨덴 출신 환경소녀 그레타 툰베리라고 사칭한 러시아인 블라디미르 쿠즈네초프, 알렉세이 스톨야로프와 지난해 신년 전야와 지난 1월 22일 두 차례에 걸쳐 통화했다. 둘은 유튜브에서 보반, 렉서스라는 예명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툰베리와 통화한다고 착각한 해리 왕자는 자신과 아내 메간 마클이 왜 왕실을 뛰쳐나와야 했는지 속마음을 털어놨다.

더 선이 소개한 통화내용에는 해리 왕자가 "왕실은 층층시하다.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다"고 하소연하면서 "때때로 올바른 결정은 쉽지 않은 법이다. 하지만 우리 가족과 내 아들을 지키기 위해 그건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어 "우리는 왕실 가족 주류에서 완전히 분리돼 있었다"면서 통화 상대방이 왕실 생활보다 평범한 일상생활이 더 낫냐고 묻자 "난 그게 훨씬 낫다고 본다"고 답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해리 왕자는 "난 군에도 10년이나 복무했다"면서 자신은 할 만큼 최선을 다했고 이제 우리 가족이 좋아한다고 믿는 평범한 일상을 선택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그는 "왕자나 공주와 결혼한다고 해서 모든 게 다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면서 북미에서의 새로운 삶이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일, 말하지 못했던 것을 시도하게끔 해줬다면서 비판받지 않고 차이를 만들어가는 시도라고 부연했다.

해리 왕자는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입에 올려 트럼프는 석탄산업을 부흥하고자 양손에 피를 묻힌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 대해서는 "좋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해리 왕자의 통화내용은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아직도 올라와 있다.

해리 왕자를 속인 유튜버들에게 낚인 사람 중에는 영화배우 호아킨 피닉스, 가수 엘튼 존 등 유명인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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