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일시휴직 30% 급증…서비스업 고용 타격 가시화

입력 2020-03-11 12:27
코로나19로 일시휴직 30% 급증…서비스업 고용 타격 가시화

60세이상 취업자 역대 최대…20대 취업자는 21개월만에 감소

(세종=연합뉴스) 이 율 이대희 기자 = 지난달 고용지표가 개선 흐름을 이어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일시휴직이 30% 급증했고,서비스업 고용 타격이 가시화했다.

취업자가 50만명 가까이 증가했지만, 60대 이상 취업자가 57만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폭을 웃돌았다. 40대 고용 부진은 이어졌고, 20대 취업자는 21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정부는 3월부터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고, 전문가들도 향후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코로나19에 일시휴직 30%↑…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증가폭 축소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월 일시휴직자는 전년 동월보다 29.8%인 14만2천명 늘어난 68만명에 달했다. 이 같은 증가폭은 2010년 2월(15만5천명) 이후 10년 만에 최대다.

일시휴직자는 직장이 있지만 일은 하지 않은 사람을 말한다. 취업시간은 0시간이지만, 취업자로 분류된다.

코로나19로 인한 휴업·휴직 확대, 일부 재정 일자리 사업 중단 등에 따른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산업별 취업자를 보면, 서비스업 중 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1만4천명 늘어나는데 그쳐 증가폭이 지난 1월(8만6천명)의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예술·스포츠·여가 취업자도 5만6천명 늘어나는 데 그쳐 전달(6만9천명)보다 증가폭이 쪼그라들었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10만6천명 감소해 전달(-9만4천명)보다 감소폭을 확대했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택배 이용이 늘어나면서 등 운수·창고업 취업자는 9만9천명 늘어 전달(9만2천명)보다 증가폭을 확대했다.

지난달 60대 이상 취업자는 1982년 월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폭인 57만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폭(49만2천명)을 넘어설 정도로 폭증했다. 반면 20대 취업자는 2만5천명 줄어 21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60대 이상 취업자와 일시휴직자가 동시에 폭증한 배경에는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일시 중단된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음식·숙박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20대 초반 아르바이트생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의 허리 계층인 40대는 취업자는 10만4천명 줄어들면서 5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40대 '쉬었음' 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30.6%(6만1천명) 늘어난 26만1천명에 달했다. 1년 전 대비 증가폭은 2004년 2월 이후 16년 만에 최대다.

일자리를 잃었어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이 있지만, 병원 치료나 육아, 가사 등 구체적인 이유 없이 막연히 쉬고 싶어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실업자로도 분류되지 않는데 실업 상태로 전락하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 "3월 고용동향에 코로나19 본격 반영…악영향 계속될 듯"

정부와 전문가들은 서비스업 고용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영향이 가시화하고 있다며 이번달 고용동향에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일부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영향이 감지됐다"면서 "이번 달부터는 코로나19 영향이 가시화되는 등 고용 하방 위험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고용통계에 아직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으며, 휴직 등 일부 착시 효과도 있어 향후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월 고용동향은 조사 시점이 지난달 중순이어서 코로나19 불안감이 높아진 지난달 하순 상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3월 고용동향 지표에는 2월에 일부 나타난 일련의 시그널(신호)이 더 명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달 일시휴직이면서 취업 상태로 잡히는 이들이 늘어났는데 착시 효과일 수 있다"면서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며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도산이나 폐업이 나타난다면 이들은 취업자에서 탈락하기 때문에 이들이 버틸 수 있도록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엄상민 명지대 경제학부 교수는 "작년 하반기 고용 상황이 좋았던 것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도소매, 숙박·음식점업의 호조, 정부의 재정 일자리 등 두 가지 측면이었다"면서 "코로나19로 두 분야 모두에 타격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재정을 통한 노인 일자리를 보면 감염병에 대한 걱정으로 일부 일자리 참여가 저조할 우려가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된다면 이런 고용 악영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가 현재 상태로 계속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전체 고용 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한다면 중장년층·청년 등 일자리가 타격을 입어 악영향이 있기는 할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보다 더 크게 확산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생각한다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에서 마련한 일자리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며 둔화폭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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