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농식품 중국 수출 타격…1월 22.5% 감소
생필품 수요에 라면 '웃고' 인삼 '울고'…"사태 장기화 때 수출감소세 지속"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나라 농식품의 주 고객 가운데 하나인 중국으로 향하는 수출량이 지난해보다 4분의 1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0년 1월 농림수산식품 수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농림수산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감소한 6억9천270만 달러(약 8천243억원)로 집계됐다.
분야별로는 신선 농식품이 1억380만 달러(약 1천236억원)로 14.4% 줄었고, 가공은 4억990만 달러(약 4천883억원)로 9.6% 감소했다. 수산은 1억7천900만 달러(약 2천132억원)로 19.3% 줄었다.
국가별로는 일본·미국과 더불어 '빅3'로 꼽히는 중국 수출이 9천880만 달러(약 1천17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나 감소해 눈에 띄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올해 이른 춘절 연휴로 지난해 12월에 수출이 집중된 데다가 춘절 전후 현지 물류 서비스가 중단된 영향"이라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유통·소비 침체로 대중(對中) 수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으로 수출되는 우리 농식품들은 코로나19에 따른 현지 소비패턴 변화와 맞물려 희비가 엇갈렸다.
각종 재난·재해 상황에서 비축 1순위로 꼽히는 라면은 이 기간 되레 수출이 16.2% 늘어 수출액 760만 달러(약 90억원)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1월 중순 춘절로 인한 물류 둔화 전 대량 발주 물량이 통관되면서 수출액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필수 식료품 위주 소비 증가 트렌드로 현지 라면 수요가 늘어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외출 자제 및 자택 내 장기 거주에 따라 식사 대용으로서의 라면 소비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급 포도 품종인 샤인머스켓은 지난해 국내 생산 기반 확대와 현지 선물용 수요 증가가 맞아떨어지면서 지난해 대비 수출액이 무려 1만1천368.9%나 증가했다.
중국 현지에서 팔리는 샤인머스켓 1㎏당 가격은 6만∼7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관세가 35%에서 5%로 대폭 내려간 음료의 수출액도 38.9%나 증가했고, 조제분유도 춘절 전 발주 증가 덕에 26.3% 늘어났다
보고서는 "장기간 물류 중단으로 통관 이후 입고, 내륙 간 배송에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음료와 면류 등 필수 식료품 위주 소비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반대로 맥주(-31.8%), 김(-48.2%), 대구(-41.6%) 등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이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의 대표 대중 수출 품목 가운데 하나인 인삼도 290만 달러(약 34억원)어치를 내다 파는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0% 감소해 반토막이 났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기능성 식품보다는 생필품 위주의 소비가 확대되고, 휴무가 연장돼 백화점과 유통 매장의 판매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대중 수출 역시 코로나19가 주요한 변수로 꼽혔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물류 중단과 오프라인 매장 방문 기피 현상으로 재고가 쌓이고 바이어의 수출선적 연기 요청이 들어와 대중 수출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1분기 중 코로나19가 종식된다면 내륙 물류의 어려움이 해소되고 소비심리가 회복돼 수출이 반등할 수 있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유통·물류 제약이 계속되고 경기도 침체해 수출 감소세는 지속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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