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실까지 코로나19 비상…마크롱 건강 우려 제기

입력 2020-03-10 22:48
수정 2020-03-11 02:28
프랑스 대통령실까지 코로나19 비상…마크롱 건강 우려 제기

확진판정 받은 문화장관, 지난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참석

마크롱 수석비서관도 확진자 접촉후 자가격리…모든 회의에 대통령주치의 배석

마크롱, 응급의료센터 방문해 관계자들 격려…"유행병의 시작일 뿐"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문화부 장관과 국회(하원)의원 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프랑스의 정·관계에도 코로나19 사태가 깊숙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문화부 장관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참석하거나 대통령의 최측근 보좌관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감염이 확진된 프랑크 리스터 문화부 장관이 곧바로 파리의 자택에서 14일간의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프랑스의 각료 중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리스터 장관이 처음으로, 그는 증세가 양호해 입원하지는 않았다.

리스터 장관은 9일 프랑스텔레비지옹에 "오늘 아침에서야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느꼈다. 열이 조금 나고 두통이 있지만 괜찮다"면서 자신이 지난주 내내 하원 의사당에 있었음을 강조하며 "다른 장관들이나 대통령도 접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스터 장관은 지난 4일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리스터 장관이 다른 각료나 대통령과 '접촉'했을 가능성에 대해 올리비에 베랑 보건장관은 BFM 방송에 "2주 전부터 우리는 국무회의에서 악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리스터 장관이 어느 경로로 감염됐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지난주 내내 방송법 개정안 논의를 위해 하원 의사당에 머문 것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까지 프랑스 하원에서는 의원 5명 등 총 7명의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의원 확진자 중에는 상태가 위중한 사람도 있으며 의원 5명 외에는 의원식당 웨이터 등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리스터 장관 외에 니콜 벨루베 법무부 장관도 몸에 이상을 느껴 총리 보고를 취소하고 검사를 받은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는 마크롱 대통령의 최측근 보좌관도 위협하고 있다.

LCI 방송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의 수석비서관인 파트리크 스트르조다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것이 확인돼 이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스트르조다는 감염 의심증세는 없으나 대통령과 일상적으로 접촉하는 비서관이라는 점에서 예방적 차원에서 자가격리에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고 엘리제궁은 밝혔다.

LCI 방송은 프랑스 정부의 최고층까지 코로나19가 파고든 것이 "정부의 지속성 보장을 위한 국가원수(대통령)와 각료들의 보호 절차에 관한 문제를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시베스 은디예 정부 대변인은 대통령 역시 기본적인 보건안전수칙이 다른 국민과 다르지 않다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 악수나 비즈(프랑스식 볼 키스 인사법)를 하지 않으며 회의 때도 다른 참석자들과 거리를 두고 앉고 주치의가 모든 회의에 배석한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금까지 코로나19 감염 검사는 받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마크롱은 프랑스의 코로나19 사태가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파리 시내 네케르 병원의 응급의료센터(SAMU)를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우리는 이 유행병의 시작단계에 있을 뿐"이라면서 패닉에 빠지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의 관계 당국들은 위기에 직면해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천400명, 사망자는 10일 오전까지 30명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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