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미국 병원서도 N95 마스크 재고 부족 '비상'

입력 2020-03-10 15:00
코로나19 확산에 미국 병원서도 N95 마스크 재고 부족 '비상'

중국산 마스크 공급 중단에 '사재기'까지 설상가상…"수급 예측조차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일부 병원은 'N95' 마스크 재고 부족으로 비상이 걸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선 병원에선 의료용 N95 마스크를 새로 주문하는 것은 물론 언제쯤 마스크를 받을 수 있는지 예측하는 것조차 어려워진 실정이다.

코로나19의 진원인 중국으로부터 마스크 공급이 끊긴 데다가 감염병 공포에 사로잡힌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재기하는 등 주문량이 폭주했기 때문이다.

수술용 마스크보다 두껍고 촘촘한 N95 마스크는 대기 중의 미세입자를 95%까지 걸러내 바이러스에 노출된 의료 현장에 필수적이다.

미 보건복지부(HHS)는 팬데믹(대유행)이 발생했을 때 미국 의료 체계에서 1년간 필요한 N95 마스크는 최대 35억 개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비상시 약품·의료물자 보유량인 국가전략비축량(SNS) 중 현재 의료 등급 N95 마스크 재고는 약 1천200만 개, 외과수술용 마스크는 약 3천만 개에 그친다.

이 둘을 모두 합쳐도 팬데믹 상황 때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 수요량 35억 개의 약 1.2%에 불과하다. 게다가 대다수의 미국 병원들은 관행상 평소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양의 재고를 병원에 쌓아두지 않아 여유분도 없다.

이에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건강한 일반인보다는 감염성 호흡기 질환자 또는 이들을 치료하거나 접촉하는 의료 종사자만 해당 마스크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그래디 메모리얼 병원 의료진도 병원의 N95 마스크 재고량이 한 달분을 조금 넘는 정도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래디 병원의 감염병 전문가인 웬디 암스트롱 박사는 마스크 부족은 단순히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이 쓸 마스크가 없다는 것을 넘어, 바이러스 감염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환자들을 진단하는 의료진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가 즉각적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의료진 등이 무방비로 감염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NYT는 앞서 중국에서 보호 장비 없이 환자들을 치료하다 사망한 의료진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병원과 진료소 등에서 폭증하는 환자를 처리하기 위해서 의료 종사자들을 보호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주 FDA의 규제를 받지 않고 건설 부문에서 사용되는 방진 마스크를 보건 의료 종사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해달라는 CDC의 요청을 승인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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