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전 세계 산업수요 '뚝'…中 경제 다시 충격
최악의 경우 전세계 생산 차질 3천233조원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며 전 세계 산업 수요가 줄어들 조짐이어서 이제 막 코로나19 공포에서 벗어나려는 중국 경제가 다시 충격을 받게 됐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병 초기 중국 공장들의 가동을 멈춰 전 세계 산업 공급망을 붕괴시켰다면, 이제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번지며 선진국들의 산업 수요를 위축시켜 어렵게 공장 가동을 재개한 중국의 수출 기업들을 다시 강타할 전망이다.
중국 선전의 한 해운회사 소유주인 마크 마는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를 줄일까 더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 회사는 유럽과 미국이 전체 사업의 80%를 차지하고 취급하는 제품의 3분의 1이 아마존을 통해 판매된다고 밝혔다.
마는 "중국 제조업체는 이제 주문을 받고 생산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주요 문제는 코로나19가 해외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이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이미 올해 1분기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위협받는 세계 2위의 경제 대국 중국은 선진국들의 수요 감소라는 새로운 위험에 직면한 셈이다.
중국 난징에서 알루미늄 합금 바퀴를 구입해 미국 소매 할인점에 수출하는 데이비드 니는 이달 중순 개최할 예정이던 미국 시카고에서의 상품 전시회를 지난주 취소했다.
니는 미국 쪽 수요가 중국의 공급을 충족시켜줄 정도로 충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텔과 항공편, 전시공간을 모두 준비했지만, 미국 상황을 보고 출장을 떠나는 게 두려워졌다"고 말했다.
중국 안후이성에서 전자 회로기판의 핵심 부품인 콘덴서를 생산하는 징위안 대표는 지난달 말 이후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한국의 원재료 공급업체가 가격을 50%나 올리고 납기도 2배 이상 지연했다고 말했다.
중국 저장성 조명업체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한국과 이탈리아, 독일 등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나라들의 고객 방문과 전시회를 모두 취소했다면서 이들 나라에서의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트린 응위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해 공급망을 다시 정비하고 있으나 코로나19가 세계로 번지며 수요를 위축시켜 다시 중국을 강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이뱅크 김응 리서치의 촤학빈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코로나19로 인한 1차 충격이 완전히 가시기도 전에 2차 충격과 맞서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경제분석팀은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미국과 유로존, 일본 등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에 빠지고 전 세계적으로 2조7천억달러(3천233조원)의 생산 차질을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주 말 현재 2천552개 수출기업들의 81%가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지난 1~2월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17.2% 급감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코로나19로 가동을 못 해 수출이 줄어든 것인데, 앞으로는 전세계 수요 감소가 지속해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da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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