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가 현금보다 더 낫다…지갑속 현금은 평균 5만3천원
신용카드 만족도 현금 첫 추월
한은, 2천650명 설문한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결과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신용카드에 대한 만족도가 처음으로 현금을 넘어섰다. 연회비를 내야 하지만 편의점, 음식점 등에서 잔돈을 거슬러 받는 번거로움이 없어서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를 쓰는 이들이 늘어난 가운데 청년층을 중심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10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10∼12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천650명을 설문한 '2019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결과'를 내고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 카드 만족도 현금 추월…지갑 속 현금은 평균 5만3천원
얼마나 편리한지, 도난 위험은 없는지, 상점에서 거부당할 수 있는지, 수수료는 얼마인지를 모두 따진 만족도 조사에서 신용카드는 80.8점으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이 현금(79.5점), 체크·직불카드(76.5점) 순이었다.
신용카드 만족도가 현금을 앞선 것은 2014년 종합만족도 조사가 진행된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은 식당, 소매점 등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한다는 이유로 현금이 더 만족스럽다고 본 응답자들이 많았다.
가장 선호하는 지급수단은 신용카드(57.6%), 현금(21.6%), 체크·직불카드(17.9%) 순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70대 이상은 현금을 제일 선호했고, 30∼60대는 신용카드를, 20대는 체크카드를 주로 썼다.
설문조사 시점에 응답자들이 지갑 속에 보유한 현금은 평균 5만3천원으로 2017년 조사(8만원)보다 2만7천원 줄었다.
1인당 현금 보유액은 성별로 보나, 연령별로 보나 모두 과거 조사 때보다 줄었다.
남성은 3만원 줄어든 5만8천원을 갖고 있었고 여성은 2만4천원 적은 4만8천원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평균적으로 7만1천원을 보유해 지갑 속 현금이 가장 많았다. 20대는 2만5천원으로 가장 적은 돈을 갖고 있었다.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 발급 장수는 3.9장, 체크·직불카드는 5.9장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전체 카드 발급 장수를 경제활동인구 수로 나눈 값이다.
◇ 전통시장·소매점에선 여전히 현금…20∼40대 "현금사용 줄어들 것"
전통시장과 소매점, 슈퍼마켓에서는 여전히 현금을 더 많이 쓴다는 응답이 많았다.
전통시장에서 현금을 이용하는 비중은 78.5%로 신용카드(6.1%), 체크·직불카드(2.6%)를 크게 앞질렀다. 소매점·매장·슈퍼마켓도 현금 비중이 41.6%로 1위였다.
다만 편의점, 음식점, 카페, 병원, 학원, 주유소 등에서는 신용카드 비중이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은 또 앞으로 현금 사용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38.5%가 현금 사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59.2%는 변화가 없다고 봤고 2.3%는 오히려 늘어난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40대에서 현찰 사용이 줄어든다고 본 비중이 40%를 웃돌았다. 이후 연령대에서는 나이대가 높아질수록 현금 사용에 변화가 없으리라고 예상한 비중이 늘어났다.
한은은 "현금 사용이 줄어든다고 본 이들은 그 배경으로 현금은 보관이 불편한 점, 카드 등 다른 지급수단이 더 간편하고 빠른 점을 들었다"고 밝혔다.
◇ 청년층 인터넷전문은행 선호↑
인터넷전문은행의 모바일 뱅킹서비스를 시중은행의 것보다 더 선호한다고 보는 비중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29.7%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더 선호했고, 45.3%는 비슷하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25.0%는 일반은행이 더 낫다고 봤다.
이 조사는 전체 응답자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과 일반은행의 모바일 뱅킹을 모두 쓰는 39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을 모두 이용하는 경우, 인터넷은행 서비스가 더 낫다고 본 비중(29.7%)이 일반은행을 더 선호한다고 응답한 비율(25.0%)을 소폭 넘어선 셈이다.
최근 3개월 안에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를 쓴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28.4%였다. 일주일에 1번 이상 쓴다고 답한 이가 36.6%로 가장 많았고, 2∼3주일에 1번이 28.7%, 한 달에 1번이 22.6% 순이었다.
간편결제서비스를 쓰지 않는 이유로는 '신뢰 부족'(32.8%)이 가장 많았고, '타 서비스로 대체 가능함'(23.8%), '불편한 이용절차'(13.5%) 순이었다.
한편 수시입출식예금에 넣어놓는 돈도 늘어났다.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결제성예금의 평균 잔액이 300만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45.2%로 2017년 조사(31.4%) 때보다 크게 늘었다. 반면 100만원 미만, 1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이들은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은 2014년부터 매년 지급수단별 종합만족도 조사,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 등을 하고 있다. 2018년에는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 대신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만 이뤄졌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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