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에 원/엔 환율 6년9개월만에 최고
100엔당 1,170원대…금융시장 불안에 엔화값 오른 영향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엔화에 견준 원화 환율이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후 3시 30분 100엔당 1,172.48원으로 전 거래일(6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1,126.32원)보다 46.16원 급등했다.
이는 2013년 6월 27일(1,179.41원·매매기준율 기준)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원/엔 재정환율이 급등한 것은 기준 통화인 달러화에 비해 원화 가치는 하락한 반면, 엔화 가치는 크게 오른 영향이다.
원화와 엔화는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아 달러화 대비 가치를 비교한 재정환율로 두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따진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9원(1.0%) 오른 달러당 1,204.2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 심리가 급속히 퍼진 탓이다.
안전자산을 찾아 자금이 대거 이동하면서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 가치가 대부분 하락했다.
반면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이날 하루 2.6% 넘게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달러당 102.6엔(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떨어졌다. 2016년 11월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 금리 급락 여파로 주요 선진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 금융시장 불안으로 일본인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자산을 대거 국내로 회수한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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