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대학병원 "대구·경북 환자, 진료 2주 연기해달라"
경증 외래환자에 '진료연기' 권유…중증·입원은 진료 전 코로나19 검사
서울대병원, 대구·경북 환자 전용병상 마련…서울성모, 전원 검사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김잔디 기자 = 서울 주요 대학병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중된 대구·경북 지역 환자에 대해 '진료 연기'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대구나 경북 일부 지역에 거주하거나 방문한 환자에게 급한 진료가 아니라면 2주 뒤로 미뤄달라고 권유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기간을 따로 제시하진 않지만, 경증 환자에 대해 진료 연기를 권하고 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은 인터넷 진료 예약을 잠정 중단하고 전화 예약만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유행국가 또는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나 경북 청도·경산 등을 2주 이내에 방문한 이력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전화 예약상담을 통해 이들 지역에 거주하거나 방문했던 신규 환자에 대해 경증일 경우 2주 뒤로 진료를 연기해달라고 권유하고 있다. 중증이나 응급일 경우 선별진료소로 내원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게 한 뒤 진료를 시행한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고위험지역을 방문했거나 거주했던 환자는 진료 후 입원 시 가급적 1인 1실을 배정하는 등 세밀하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역시 외래 예약환자의 거주지를 확인해 진료 연기를 권유하고 있다. 2월 중순부터 하루 400∼450명에게 안내 전화를 하고 있다.
연기 권유에도 진료를 원하는 환자는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지 먼저 확인한다. 증상이 없다면 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증상이 있다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입원환자는 증상과 관계없이 모두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대부분 환자가 진료 연기 권유를 받아들이는 편"이라며 "최근 병원에 방문하는 대구와 경북 일부지역 환자는 보호자를 포함해 하루 30명 내외"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대구·경북에서 온 환자들을 위한 별도 병상을 마련했다. 해당 병상은 중증 환자에 집중될 수 있도록 경증 환자에게는 진료 연기를 권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대구·경북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코로나19가 아닌데도 적절한 의료적 처치를 받지 못하고 소외되는 환자들을 위한 병상을 마련했다"며 "대신 단순 피부질환 등 시급하지 않은 경증 환자들은 가급적 천천히 방문해달라고 권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진료 연기를 권유하진 않지만, 대구와 경북 지역 환자는 무조건 안심진료소를 먼저 들러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확인되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하루 평균 19명 정도가 검사를 받았고,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세브란스병원은 대구·경북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 연기를 권유하고 있진 않다. 다만 문의가 오면 진료를 2주 미루도록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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