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 50일…신천지 연결 불명확한 집단감염·사망 긴장
1월 20일 첫 확진자 발생…2월 18일 신천지 신도 '31번 환자' 확진
신규환자 하루 최대 909명 증가…최근 사흘새 518명→483명→367명
전국 마스크 대란에 잠복기 14주 논란까지 '현재 진행형'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김잔디 기자 = 9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 50일째를 맞은 가운데 확진자 증가추세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국내 첫 확진자는 1월 20일 발생했다.
신규 확진자가 여전히 하루에 수백명씩 나오지만, 증가 폭은 한때 900명대에서 전날 300명대로 떨어졌다. 다만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연일 사망자가 나와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사망자 대부분은 기저질환(지병)이 있고 고령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최대 잠복기 14일을 지나 확진된 사례가 나오면서 '잠복기 논란'이 재점화 됐다. 확진자 급증으로 전국에서 '마스크 대란'도 이어지고 있다.
◇ 신규 확진자 11일만에 300명대로 감소…사망 50명·완치 130명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최근 사흘간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는 8일 0시 기준으로 전날과 비교해 6일 518명, 7일 483명, 8일 367명으로 연일 앞자리 수가 바뀌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400명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달 26일 이후 11일 만이다.
일별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6일 253명에서 27일 449명으로 늘어난 이후 연일 400명 이상을 기록해왔다. 지난달 29일에는 909명으로 껑충 뛰기도 했다.
지역별로 확진자 증가세 둔화도 눈에 띄었다.
확진자 발생이 집중된 대구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300∼500명대 수준을 이어가다 전날 200명대로 떨어졌다. 경북 역시 60∼100명대를 오가다 전날 30명대로 떨어졌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환자 발생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며 "대구·경북은 점차 안정화되는 초기 상황이고, 이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빠르게 (감염이) 확산하는 경향은 아직 관찰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완치한 확진자도 빠르게 증가해 전날 기준으로 130명에 달한다. 집계에 반영되진 않았지만, 전날에는 경증환자가 입소한 생활치료센터에서도 완치자 36명이 무더기로 나오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대부분이 경증이란 점을 고려하면 완치 사례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국내 방역체계, 효과적 상황통제…세계 표준 될 수 있어" / 연합뉴스 (Yonhapnews)
다만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해 긴장을 놓을 순 없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19일 첫 사망자를 시작으로 전날까지 50명이 숨졌다. 사망자의 86%는 60세 이상의 고령이고, 대부분 고혈압, 당뇨 등 지병이 있었다. 사망자 중 7명은 정신질환이 있는 경북 청도대남병원 입원환자다.
◇ 신천지 잡혔는데 전국서 집단감염 '불씨'…감염 차단에 '사활'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해외 유입으로 시작해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했다. 이 과정에서 신천지대구교회라는 변수가 있었다.
신천지대구교회에서 가장 먼저 확진된 건 31번 환자다. 31번 환자가 확진된 지난달 18일부터 신천지대구교회, 청도대남병원 등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의 감염경로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정부가 '슈퍼전파' 사건이 벌어진 신천지대구교회 신도를 전수 진단 검사하는 과정에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후 37일 만인 2월 26일 1천명을 넘긴 데 이어 이틀 만인 2월 28일 2천명대에, 다음 날인 29일 3천명대에 진입했다. 지난 7일에는 7천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 후 47일 만이었다. 전날 0시 기준 국내 확진자의 63%는 신천지 관련 사례로 분류된다.
신천지대구교회 신도에 대한 진단검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최근 신규 환자 증가 폭이 둔화한 이유다. 대구시에 따르면 95%가 진단검사를 완료했다.
다만 신천지대구교회라는 '큰불'을 잡는 사이 전국 곳곳의 집단시설에서 소규모 환자 발생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방역대책의 방향을 신천지교회 밖으로 전환하고, 특히 고령에 면역력이 취약한 어르신이 모여있는 요양원, 요양병원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집단시설에서 벌어지는 산발적 유행을 초기에 진압하지 않으면 또 다른 유행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정부는 지자체에 집단이용시설과 비상 연락체계를 구축하라고 지시하고 각 시설에 증상 신고 담당자를 지정토록 하는 등 시설에서의 감염 차단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전날 "집단시설, 종교행사 등 많은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서 모였을 때 노출될 경우 언제든지 소규모 유행은 계속 생길 수 있다고 본다"며 "이런 부분은 어떻게 예방·관리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유행의 전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잠복기 논란 재점화…마스크 대란에 '5부제' 시행
코로나19 최대 잠복기 14일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광주와 안산 등의 신천지 교인 중에서 14일간의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후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해서다.
앞서 잠복기 논란은 3번 환자와 중국 우한에서 함께 들어온 여성부터 촉발됐다. 이 여성은 3번 환자와 마지막 접촉한 날로부터 16일 만에 코로나19로 확진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달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잠복기가 0∼24일에 이를 수 있다는 논문이 나오기도 했다.
잠복기 논란이 다시 일고 있으나 우선 정부는 역학조사 등으로 상황을 면밀히 파악한 뒤 자가격리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잠복기 논란이 일 때마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선을 그어왔다.
윤태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광주와 안산) 2건의 사례가 3주 이후 자가격리 해제된 이후에 발생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질병관리본부하고 같이 상의해서 논의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발' 논란을 일으킨 25번 환자도 있었다. 이 환자는 완치 후 엿새 만에 다시 코로나19 양성으로 판정됐다. 국내 첫 '재확진' 사례로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재입원 후 실시한 다섯 번의 검사에서 다시 '음성'이 나와 퇴원했다. 중앙임상위원회는 바이러스 재활성화와 검사 오류 가능성 등을 두루 살피고 있다.
코로나19는 논란뿐 아니라 사회 모습도 변화시켰다. 환자가 급증하면서 너나없이 마스크를 찾는 탓에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마스크 공급량이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해 약국과 마트 앞은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급기야 정부는 마스크 구매 5부제를 도입했다. 이날부터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월∼금요일까지 요일별로 하루만 마스크를 살 수 있다. 구매 수량은 일주일에 최대 2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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