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개입 항의 법정 자살 시도' 태국 판사, 극단적 선택
결국 스스로 목숨 끊어…"판사직 박탈·사법 처리 우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지난해 태국 법정에서 자살을 시도, 재판 개입에 항의한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던 한 판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카나꼰 삐안차나 전 얄라주(州) 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전날 치앙마이 자택에서 총기를 이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태국 법원행정처 사라웃 벤차꾼 사무총장이 밝혔다.
당시 카나꼰 판사의 부인과 아들은 집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귀가한 아내의 신고로 지역 병원에 후송됐다 상태가 심각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언론은 카나꼰 판사가 자살 전 페이스북에 2장짜리 편지를 남겼다고 전했다.
그는 편지에서 법정 자살 시도로 인해 판사직을 잃고, 법정 규정을 어겨 처벌을 받게 될 것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고 일간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태국 법정에서는 사진 촬영이나 방송 등이 금지돼 있고, 허가없이 무기를 반입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10월 초 얄라주 지방법원에서 이슬람 반군 활동이 빈번한 남부 '딥 사우스' 지역내 총기 살인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 5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사법 절차를 비판한 뒤 권총을 꺼내 가슴에 쏴 자살을 시도했다.
당시 카나꼰 판사가 자살 시도 전 페이스북에 올린 것으로 알려진 25페이지짜리 성명서가 SNS에 나돌면서 의혹이 커졌다.
성명에는 법원 고위층이 유죄 평결을 내리도록 그에게 압력을 가하려 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당시 언론은 전했다.
또 "판결은 판사에게", "시민에게 정의를"이라는 문구도 세 차례나 반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까나꼰 판사가 법원 고위층의 재판 개입에 대한 항의 표시로 자살을 시도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사법부 예비조사 결과, 개인적 스트레스가 카나꼰 판사의 자살 시도 이유로 나왔다고 네이션은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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