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도 마스크 부족에 '발 동동'… "재고량 1주일 치도 안 남아"

입력 2020-03-06 15:22
수정 2020-03-06 15:40
병원도 마스크 부족에 '발 동동'… "재고량 1주일 치도 안 남아"

"환자 돌봐야 하는데 N95 마스크 부족…의료진 감염되면 파장 심각"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현장 의사들이 마스크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 쉴 틈 없이 환자를 돌보고 있는 의사들은 당장의 피로보다 마스크 수급이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중소병원과 개원가를 중심으로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경기도의사회에서 의사 회원 500명에게 선착순으로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했다가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장에서 마스크 수요가 그만큼 절실하다는 의미다.

그나마 상급 대학병원은 상황이 낫다고 하지만 절대 여유롭지는 않다는 게 의료인들의 전언이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피로보다 더 힘든 건 마스크 수급 문제"라며 "감염병 위기상황에서는 의료진에게 우선해서 마스크가 공급돼야 하는데 우리도 'N95'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의료진의 감염을 막는 게 곧 병원 감염을 막는 것"이라며 "의료진들에게 최소한의 개인 보호구가 보장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현재 마스크 재고량이 1주일 치도 안 남았다"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만큼 긴장해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병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코로나19 환자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만큼 마스크 수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아직은 (지금 있는 물량으로) 상황 유지가 가능하지만 넉넉하진 않다"며 "앞으로 수급이 어떻게 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의료기관 마스크 부족 문제가 심화하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의료기관 마스크 수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공급 방식을 일원화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금까지는 생산업체, 판매기관과의 개별 계약을 통해 마스크를 공급했으나 앞으로는 조달청이 생산업체와 일괄 계약하고, 의료계 4개 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의사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한의사협회)에서 마스크를 배포하기로 했다.

대한병원협회는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 등에서 마스크 공급 요청을 받아 배포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협은 의원급 의료기관, 치협은 치과의원과 치과병원, 한의협은 한의원과 한방병원의 마스크 공급을 조율할 예정이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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