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영국 의회 문 닫나…정부, 비상계획 차원서 검토
수많은 관광객 방문…하원의원은 영국 전역 지역구 오가 위험
상원의원 평균 연령 70세로 코로나19에 취약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할 경우 상원과 하원을 포함한 의회를 당분간 휴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전날 하원 '총리 질의응답'(Prime Minister's Questions·PMQ)에 참석, 의회 휴회 여부에 관한 질의를 받았다.
존슨 총리는 "우리는 아직 억제 단계에 있다"면서 "지연 단계에 도달하면 의회를 포함해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장소와 모임 등에 관한 구체적인 정부의 제안사항을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의회, 과학 및 의료 전문가와의 논의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면서 "의회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그곳에서 일하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의회 대변인은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으며, 보건부 및 공중보건국과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상원과 하원이 위치한 웨스트민스터 궁은 평소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하원의원 650명은 영국 전역에 지역구를 두고 있어, 주중에 지역구와 의회를 오가고 있다.
정치인인 만큼 사람들과의 접촉이 잦고, 악수 등을 나누는 경우도 많다.
상원의 경우 평균 연령이 70세에 이를 만큼 고령의 의원이 대부분이다.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연령대인 셈이다.
현재 논의 중인 방안은 오는 31일부터 시작되는 부활절 휴회기 시작을 앞당기는 방안, 부활절을 시작으로 오는 9월까지 휴회기를 연장하는 방안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원의장인 린지 호일 경은 이미 잉글랜드 최고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교수로부터 웨스트민스터 궁의 코로나19 확산 위험성에 관해 보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주 초 상원과 하원의 위원회 소속 고참의원들이 의회 휴회와 관련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의회가 문을 닫는다면 이는 2차 세계대전 폭격 당시 이후 처음이 될 것이라고 스카이 뉴스는 설명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느렸던 영국은 전날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34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전체 확진자는 85명으로 늘어났다.
영국의 이웃 나라인 아일랜드의 확진자 수도 4명이 늘어난 6명으로 집계됐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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