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산업 '코로나 충격' 가시화…입국장벽에 관광도 휘청
호주 기업 15%가 영향…필리핀·싱가포르도 제조업·관광객 타격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 곳곳에서 수출입 차질로 인한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유입을 막기 위해 입국 장벽마저 높이면서 해당 국가의 관광산업 역시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6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호주는 전체 기업의 약 15%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호주 시장조사업체인 로이 모건이 현지 기업 1천17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5%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제조업은 40%, 교육산업은 30%가 타격을 입었다고 답했다.
중국 내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중국 건설 부문의 강철 수요가 감소했고 중국에 철강 원자재를 수출하는 현지 업체가 연달아 피해를 봤다.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딜로이트 액세스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호주는 올해 상반기 약 60억호주달러(39억달러)의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호주는 중국, 이란에 이어 5일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에 대해서도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중국 관광객과 유학생의 호주 입국 금지로 인한 경제적 손실만 23억호주달러(약 1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필리핀은 중국 원자재 수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체 수출의 약 60%에 해당하는 전자제품 수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필리핀 반도체전자제품산업협회에 따르면 필리핀 내 반도체 공장은 약 40%의 원자재를 중국과 홍콩, 대만으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하지만 2월 2일부터 중국, 홍콩, 마카오발 화물이 14일 격리 조치 후 통관을 해야 하면서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
관광 산업에서의 손실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기준 방문객 상위 1, 2위 국가인 한국(약 200만명)과 중국(약 170만명)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로 인해 관광 수익 급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지난달 26일 대구·경북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필리핀 관광부는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관광객 입국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관광 패키지, 숙박료와 항공료 할인 등을 논의 중이다.
싱가포르는 최근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MTI)는 지난달 17일 코로나19 발병의 여파로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0년 예상 경제성장률을 0.5∼2.5%에서 -0.5∼1.5%로 낮췄다.
중국 제조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제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자 싱가포르에서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아예 생산라인을 이전할지 고민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여기에 22일부로 입국 14일 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여행객의 입국과 경유를 금지한 싱가포르의 관광청(STB)은 올해 자국 방문객이 지난해보다 25∼3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해 겪었던 감소 폭(-19%)보다 더 가파른 수치다. 싱가포르 관광당국은 외국인 관광객이 하루 평균 1만8천∼2만명 감소하겠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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