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자카르타·쿠알라룸푸르 승객 방콕 보내…코로나 대란

입력 2020-03-05 11:42
수정 2020-03-05 16:32
대한항공, 자카르타·쿠알라룸푸르 승객 방콕 보내…코로나 대란

운항 중단에 스케줄 재지정…동남아 방콕·발리·마닐라 등만 남겨

국제선 80% 이상 중단에 콜센터 폭주…관련 비용은 대한항공 부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제선 노선 80% 이상 운항을 멈추면서 수많은 고객이 티켓을 환불·변경하는 '코로나 대란'을 겪고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승객이 급감하면서 대다수 노선에 대해 이달 말이나 다음 달까지 비운항 결정을 내렸다.

동남아시아 노선의 경우 주 7회 매일 띄우던 인천∼자카르타, 인천∼말레이시아 노선을 이달 6일부터 4월 25일까지 전면 중단하는 등 탑승률이 그나마 나은 일부 노선만 남기고 모두 비행기를 세우기로 했다.

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동남아 노선 중 태국 방콕과 푸껫, 필리핀 마닐라와 세부, 인도네시아 발리, 캄보디아 프놈펜, 네팔 카트만두만 남기고, 베트남·싱가포르·말레이시아·미얀마 등은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승객들은 대한항공의 운항 중단에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한항공은 운항 취소된 항공편 승객의 스케줄을 계속 운항하는 가까운 노선, 비슷한 시간대로 재지정해 통보한다.

재지정된 스케줄을 보고 환불받거나 재변경할 고객은 개별적으로 연락해야 한다.

가령, 자카르타발 인천행 비행기를 예약한 고객, 인천발 쿠알라룸푸르행 비행기를 예약한 고객을 방콕 노선으로 재편성하는 식이다 보니, 고객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온라인에는 "자카르타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려고 방콕까지 비행하란 말이냐", "말레이시아를 가려고 예약했는데, 내가 왜 방콕을 가야 하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더구나, 문의 전화가 폭주하면서 콜센터 연결이 1∼2시간을 기다려도 어려운 실정이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교민들은 "해당 정부가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하거나 항공기 운항 중단 결정을 내린 것도 아닌데, 대한항공이 국적기로서 주 1회라도 띄워야지 전면 중단하는 것은 동포를 무시하는 처사"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교민들은 '불매운동' 카드를 꺼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승객불편을 알지만, 탑승객 급감으로 도저히 비행기를 띄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회적 재난 상황으로, 오죽하면 국제선의 80% 이상을 세우겠느냐"며 "수십 만통의 전화가 몰리다 보니 콜센터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점에 사과드린다. 이 정도 규모로 환불·여정변경 사태가 일어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약변경을 할 줄 아는 직원은 다 콜센터에 투입하고 있다. 순서와 절차에 따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 처리해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환불, 스케줄 변경 등 운항 취소로 발생하는 비용은 자체 부담한다고 밝혔다.

예컨대, 자카르타발 비행기가 방콕발 비행기로 바뀌어서 방콕까지 이동해야 할 경우 비행깃값도 대한항공이 부담한다며 고객별로 서비스센터에 연락 달라고 설명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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