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다림질 재사용에 암 유발위험까지…태국, 불량마스크 시끌
재사용 마스크 20만장 판매…코로나19 막으려다 '없던 병도 생길 판'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서 마스크 부족 현상을 겪는 태국에서 불량 마스크 문제도 덩달아 커지는 분위기다.
코로나19를 막으려다가 '자칫 없던 병도 생길 판'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5일 온라인 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경찰은 이틀 전 중부 사라부리주에서 마스크 재사용을 하는 한 가게를 덮쳤다.
당시 직원 6명은 쓰고 버려진 마스크를 세탁기에 돌린 뒤 다리미로 다림질해 새것처럼 봉지에 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장당 1밧(약 38원)의 품삯을 받고 재사용 작업을 해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가게 주인은 쓰고 버린 마스크를 공장에서 대량으로 사들인 뒤 세탁·다림질 과정을 거쳐 새 마스크처럼 속여 판 것으로 드러났다.
가게에는 당연히 관련 위생 면허도 없었다.
가게 주인은 장당 3밧화(약 113원)을 받고 페이스북에서 판매했다면서, 지금까지 판매한 수량이 무려 20만 장에 달한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가짜 상품을 판매한 혐의(사기) 등으로 처벌을 받게 됐다.
공공보건부 산하 의학국의 솜삭 악슬립의 의학국장은 마스크를 남과 공유하는 것은 극히 비위생적이라고 경고했다.
또 연립정부를 이끄는 팔랑쁘라차랏당의 시라 젠짜까 의원은 불량 마스크를 판매한 마스크 소매업자를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온라인 매체 네이션이 전했다.
시라 의원은 최근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마스크 두 상자를 평소 가격보다 비싸게 샀다.
마스크 가격은 첫 번째 상자는 장당 14밧(약 530원), 두 번째 상자는 장당 17밧(약 640원)이었다.
품질에 의심이 간 그는 한 대학교의 화학 교수에게 검사를 의뢰했고, 이 교수로부터 "사용자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고, 심할 경우 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해당 마스크는 온라인에서도 판매되고 있다고 시라 의원 측은 밝혔다.
이와 관련, 카오솟은 정부가 마스크를 '가격관리품목'으로 지정했음에도 평소보다 비싸게 파는 경우가 허다한 데다 운 좋게 온라인 등에서 마스크를 구매해도 품질이 불량인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 네티즌은 "내 피부가 훨씬 더 두껍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손바닥이 훤히 비칠 정도로 두께가 얇은 마스크 사진을 첨부하기도 했다.
앞서 태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와중에서 마스크 부족으로 사재기 현상까지 가시화하면서 국민 불만이 높아지자 마스크 생산 및 분배 과정을 직접 관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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