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에 코로나19 환자 많다는 가짜정보, 외국서 유입"
전염병 대책 내각회의서…SNS엔 '모스크바에만 발병자 2만명' 등 정보 확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당국이 자국 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자 수를 고의로 숨기고 있다는 주장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반박하고 나섰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내각 회의에서 '코로나19 유입 및 확산방지 대책본부' 본부장인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로부터 러시아 내 전염병 상황과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
골리코바 부총리는 보고에서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러시아 내에 상당한 수의 코로나19 발병자가 있으며 당국이 이 같은 정보를 숨기고 있다는 가짜 뉴스가 퍼지고 있다"면서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다행스럽게도 아직 우리나라에선 (코로나19와 관련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다수의 발병자와 관련한) 도발적 정보들은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에 따르면 외국으로부터 흘러들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푸틴은 "도발적 정보들은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 공황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적기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짜 뉴스에 대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련 당국이 정보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러시아 인터넷과 SNS 등에서는 최근 "모스크바에서만 약 2만 명이 코로나19에 걸렸으며 당국이 이러한 정보를 고의로 숨기고 있다"거나 "정부가 오는 4월 하순으로 잡힌 개헌 국민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는 등의 주장이 퍼졌다.
다수의 네티즌은 수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러시아를 방문하고 양국 간 경제·인적 교류가 긴밀한 상황에서 단 몇 건의 코로나19 확진 사례만 나왔다는 정부 발표는 믿을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지금까지 러시아 내 코로나19 발병자는 6명으로 잡혀 있다.
지난 2일 이탈리아를 방문하고 돌아와 호흡기 질병 증상으로 모스크바 시내 감염전문병원에 입원해 있던 러시아인 남성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앞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승선했다가 발병해 지난달 본국으로 귀국한 러시아인 3명이 중부 도시 카잔의 의료시설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1월 말 우랄산맥 인근 튜멘주와 동부 시베리아 자바이칼주 등에서 나왔던 중국인 감염자 2명은 같은 달 중순 모두 완치돼 퇴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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