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김석동 前금융위원장 등 사외이사로 영입키로
이사회 열어 신규 이사진 추천안 의결…"독립성·전문성 확보"
전자투표제는 도입 안하기로…대한항공[003490]은 정갑영 前연세대총장 등 추천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진그룹이 4일 한진칼[180640]과 대한항공 이사회를 잇달아 소집하고 김석동(67) 전 금융위원장과 정갑영(69) 전 연세대 총장 등을 사외이사로 대거 추천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의 공세에 맞서 독립적이고 전문성 높은 이사진을 확보해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개선 등을 꾀하겠다는 취지다.
3자 연합이 제안한 전자투표제 도입은 주주총회 참석률을 감안해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한진칼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김 전 위원장 등 5명을 신규 사외 이사로 추천하는 안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보통주 기준 주당 255원 배당안 등을 의결했다. 정기 주총은 오는 27일 열기로 했다.
한진칼은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현재 이사회를 사내이사는 신규 1명을 추가한 3명으로, 사외이사는 임기가 만료된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사임)를 제외한 3명에 신규 5명을 추가한 8명 등 총 11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는 지배구조 개선, 재무구조 개선, 준법 경영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사내이사는 수송 물류 산업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한진칼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을 포함해 한국자본시장연구원장을 지낸 박영석(60)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 임춘수(55) 마이다스PE 대표, 최윤희(56)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명(63)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등 5명이다.
김 전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차관 등을 역임하며 35년간 자본시장 질서 확립에 애쓴 금융·행정 전문가다.
박 교수는 공적자금관리위원장, 한국금융학회장 등을 역임한 재무·금융 전문가이며, 임 대표는 골드만삭스, 삼성증권[016360],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외 대형 투자은행(IB)에서 전문 업무를 수행해왔다.
한진칼의 첫 여성 사외이사로 추천된 최 교수는 법률 전문가로 한국씨티은행의 첫 여성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등 이론과 실무 경험을 겸비했다. 이 변호사는 서울지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의정부지방법원장 등을 역임한 법률 전문가다.
한진칼 이사회는 "그룹과 연관없는 독립적인 인사들로 사외이사 후보를 구성하고,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을 73%로 크게 늘려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했다"며 "심도있는 안건 논의를 통해 이사회 내 위원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신규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또 이달로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재추천했다. 그룹 내에서 두터운 신임을 받는 조 회장을 중임해 경영 안정을 꾀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하은용(59)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하 부사장은 한진그룹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재무·전략 전문가로, 그룹 재무 안정성 제고 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통주는 주당 255원, 우선주는 주당 280원을 배당하는 안을 결정했다. 이는 당기순이익의 약 50%로 전년도와 동일한 수준이다.
한진칼 이사회는 상법 제363조에 따라 3자 연합의 주주제안을 의결,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한편 한진칼 이사회는 전자투표제도 이날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본래 취지가 주주 불참으로 인한 의결 정족수 부족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주총과 같이 참석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불필요하고, 시스템 해킹 등 보안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해 이번 주총에서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한항공도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경제학 전문가인 정 전 총장과 국내 대표적인 기업지배구조 전문가인 조명현(56)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기업 금융 전문가인 박현주(53) SC제일은행 고문 등 3명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우기홍 사장과 이수근 부사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도 결의했다.
이달 27일 열리는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대한항공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6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되게 된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이와 함께 현재 대표이사가 맡는 이사회 의장직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하기 위한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 역할을 더욱 강화해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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