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도 다연장로켓' 한국 판매 추진…방위비 관련된 듯

입력 2020-03-04 15:05
미국, '유도 다연장로켓' 한국 판매 추진…방위비 관련된 듯

사거리 150㎞ GMLRS…실전 배치된 다연장로켓 '천무' 중복 지적

미, 방위비 압박 차원서 무기구매 희망…한국, 전력증강 '리스트' 제공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미국이 신형 유도형 다연장 로켓(GMLRS)의 한국 판매를 추진하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타결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자국의 무기를 구매하도록 압박하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SMA 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자국산 무기를 다량 구매할 것을 직간접적으로 요구해왔다.

한국 방산업계와 미국 록히드마틴사 등에 따르면 미국은 정부 간 계약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한국에 GMLRS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록히드마틴은 2018년 9천800억원가량의 GMLRS 대외 수출을 승인받은 바 있다.

GMLRS는 고기동 다연장 로켓 발사기(HIMARS)와 M270 신형 다연장로켓 발사체계(MLRS)에서 발사할 수 있는 무기체계다. 기존 다연장 로켓의 광범위한 대인 살상 능력 대신 원거리(종심) 정밀타격 능력을 갖췄다.

특히 지대지 정밀 타격 로켓의 일종으로 98% 이상의 명중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90㎏ 탄두를 장착해 70㎞를 날아가 표적에 명중할 수 있다. 현재 사거리가 150㎞ 이상으로 개량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현재 북한의 장사정포 갱도 진지를 파괴할 수 있는 전술유도탄(에이태킴스)도 함께 운용하고 있다.

유도 능력을 갖춘 다연장로켓은 북한의 장사정포와 방사포 등을 신속하고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무기다. 특히 지난 2일 북한이 연발로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북한 명명)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무기 체계로 평가받는다.

GMLRS가 도입되면 북한의 지하 요새, 병력 집결지, 기갑차량 격납고 등 은폐된 표적에 대한 정밀하고 광범위한 타격 능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한국군이 신형 다연장 로켓 '천무'를 실전 배치해 운영하는 상황에서 동일한 무기체계를 또 구매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대 사거리가 80㎞인 천무는 자동화된 사격통제체계로 60초 안에 12개 표적에 로켓탄 12발을 쏠 수 있다. 방탄 기능을 갖췄고 화생방 집단보호기를 장착해 생존확률을 강화했다. 230mm급 유도탄과 무유도탄을 발사하며 130mm급 포드(POD)화탄과 미군 MLRS탄 발사도 가능하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 차원에서 한국 판매를 검토 중인 여러 종의 무기 하나로 GMLRS를 꼽은 것으로 관측한다.

한국군과 정부는 SMA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미국산 무기를 최근 40조원 가까이 구매했다고 설명하는 한편 앞으로 추진될 무기 도입 계획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측은 지상감시정찰기(J-STARS), SM-3 함대공 미사일, 해상작전헬기(시호크), 공군 전자전기, 아파치 공격헬기 등의 한국 판매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올해 1월부터 적용돼야 할 10차 SMA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하고 있지만, 총액 등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편 한국군은 1998년 M270, 2005년 신형인 M270A1을 각각 실전 배치했다. M270은 1991년 걸프전에서 하늘에 자탄이 쏟아지는 '강철비'로 널리 알려진 광역 제압용 다연장 로켓이다.

직경 227㎜ 로켓 1기에 400~600발에 이르는 대인 자탄을 포함한다. 60초 이내에 6개 표적까지 12기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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