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美연준, 올해 기준금리 더 내릴 것"(종합)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 가능성 커져"
(서울=연합뉴스) 증권부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전격 인하한 가운데 국내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2주 앞으로 다가온 3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기태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4일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 사례는 1998년 10월과 2008년 1월, 10월이 있는데 연준은 당시 긴급회의에서 금리를 낮춘 이후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다시 금리를 인하했다"며 "이번에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위험자산 관련 금융시장에서는 유동성 부족 징후가 포착됐고, 질병 확산 예상이 어렵다는 이유가 더해지면서 연준이 긴급 금리 인하로 대응에 나섰다"며 "코로나19 확산 경로 예상이 어렵기 때문에 한 차례만으로 금리 인하를 마무리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동락 대신증권[003540] 연구원도 "긴급으로 기준금리가 변경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고, 기준금리 인하가 '베이비 스텝'으로 불리는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로 이뤄진 것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며 "연준이 당장 3월 정례회의에서 추가로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0.5%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며 "금융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그 전에 또 움직일 가능성이 열려 있어 올해 미국 금리가 다시 제로(0)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짚었다.
이 밖에도 구체적인 시기에 대한 예상은 조금씩 차이가 있었으나 연준이 올해 안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데는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전망이 일치했다.
허진욱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연준이 늦어도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하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수정한다"며 "상반기 중 추가 금리 인하 폭이 0.5%포인트로 확대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도 "현재 코로나19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3월과 4월에 각각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공포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사태가 얼마나 길어질지, 이에 따른 경제 충격이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백윤민 교보증권[030610] 연구원은 "중국의 코로나19 감염자 수 증가세가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지만, 중국 이외 지역에서의 감염자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며 "미국은 이미 12개 주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일부 주에서는 지역사회 감염 우려까지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를 선택하기보다 다른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008560] 연구원은 "전염병으로 인한 외부 충격을 완화하려면 타격을 입은 경제 분야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이 더 효과적"이라며 "연준이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추가 인하하기보다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 수단에 대해 더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연준의 전격적인 결정이 이뤄진 만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로 한국은행 역시 이르면 3월에 긴급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늦어도 4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진욱 연구원은 "이번 연준의 금리 인하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글로벌 정책 공조의 시작"이라며 "한국은 당초 예상보다 2배 가까이 확대된 10조원 안팎의 추경을 포함한 30조원 수준의 재정 보강과 함께 늦어도 4월 금통위 또는 그 이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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