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미 연준 '긴급 금리인하'…2008년 금융위기 후 처음

입력 2020-03-04 02:07
코로나19에 미 연준 '긴급 금리인하'…2008년 금융위기 후 처음

9·11 테러 등 과거 위기 상황서도 '정상주기 벗어난' 조치 전례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하면서 과거 이뤄졌던 긴급한 금리 조정 사례들이 관심을 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연준이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 안정을 위해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이 정상적인 회의 주기를 벗어나 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전격적인 금리 조치는 이전에도 금융위기 등 긴박한 경제 상황에서 종종 이뤄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준은 10월 8일 기준금리를 1.5%로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이는 리먼브러더스 홀딩스가 9월 쓰러지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불황 우려가 커진 데 따른 대응 조치였다.

연준은 앞서 같은 해 1월 22일에도 미국 내 경기 침체 조짐이 커지면서 증시가 폭락하자 경제 약화 전망과 성장 감소 우려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3.5%로 0.75%포인트 내렸다.

연준은 2007년 8월 17일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화 사태로 금융시장 혼란이 발생하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5.75%로 낮췄다.

세계 금융 중심지인 뉴욕에서 2001년 발생한 '9·11' 테러 직후인 9월 17일에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3%로 0.5%포인트 인하했고 대량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2001년 4월 18일에도 연준은 침체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 4.5%로 낮췄고 같은 해 1월 3일에는 기술주 거품이 꺼지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자 금리를 0.5%포인트 낮춰 6%로 만들었다.

아시아를 비롯해 각국에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가 터진 1998년에는 연준이 10월 15일 러시아의 금융위기에 따른 신용 경색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5%로 기존보다 0.25%포인트 내렸다.

연준은 1994년 4월 18일에는 경기 과열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 따라 기준금리를 기존 3.5%에서 3.75%로 전격 인상하기도 했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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