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화요일' 앞두고 잇단 바이든 지지…'反샌더스 연대' 통할까

입력 2020-03-03 15:58
수정 2020-03-03 17:41
'슈퍼화요일' 앞두고 잇단 바이든 지지…'反샌더스 연대' 통할까

부티지지·클로버샤 등 지지 공식화…'중도파' 위기감 반영된 듯

추격 탄력 관건 속 '쉽지 않아' 전망도…블룸버그 첫 경선 결과 '단일화 동력' 좌우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의 중대 승부처인 '슈퍼 화요일'을 하루 앞두고 '중도' 주자들이 잇따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면서 민주당 경선 판도가 출렁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승리로 탄력을 받은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가 뚜렷한 '반(反) 샌더스 연합'의 성격을 띠고 있어 샌더스 의원의 독주 체제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직후 레이스에서 하차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2일(현지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중도 성향인 두 주자는 그간 바이든 전 부통령과 지지를 분점했다는 점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중도 성향의 민주당 유권자의 표심을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경선을 포기했던 베토 오로크 전 민주당 하원의원도 바이든 지지 대열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해리 리드 전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이런 현상은 진보 성향의 샌더스 의원으로는 11월 대선은 물론 상·하원 선거에서 필패하기 때문에 그 대항마로써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단일화하려는 온건파들의 급박한 움직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AP는 분석했다.



관건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승리 이후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몰려든 당내 지지가 얼마나 탄력을 받아 샌더스 상원의원과 대등한 승부를 펼치는가에 달려 있다.

실제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이후 샌더스 의원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1일 전국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샌더스 의원 29%, 바이든 전 부통령 26%,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17%로 나타나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이전(샌더스 32%, 바이든 19%, 블룸버그 18%)보다 격차가 줄었다.

하지만 상당수 미 언론과 선거 전문가들은 현재 구도상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샌더스 아성'을 넘기가 녹록지 않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우선 사우스캐롤라이나 압승 효과를 '슈퍼 화요일'로 퍼지게 하기엔 시간이 너무 짧다는 측면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샌더스 의원의 확실한 라이벌로 떠올랐지만 샌더스보다 불리한 상황에서 슈퍼 화요일에 돌입한다고 전했다.

민주당 전략가 에디 베일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의 좋은 결과가 너무 늦어 슈퍼 화요일로 향하도록 완전히 활용하지 못한 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샌더스 의원과 대의원 확보 수가 크게 차이 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을 슈퍼 화요일의 주요 목표로 삼고 있고, 이는 캘리포니아나 텍사스 같은 주에서 15% 이상 득표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더힐은 전했다.

15% 득표에 미치지 못하면 대의원이 할당되지 않으며, 특히 캘리포니아주(415명)는 대의원 수가 많아 '골든 스테이트'로 불린다.

현재까지 샌더스는 60명, 바이든은 54명의 대의원을 각각 확보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당원들이 내일과 향후 몇주 간 만들어갈 결정은 우리가 무엇을 지지하고 무엇을 믿고 어디로 가는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샌더스 의원을 겨냥, "대부분의 미국인은 혁명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보장된 결과를 원한다"고 했다. 샌더스의 혁명적인 공약이 아닌 자신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슈퍼 화요일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샌더스 의원을 누를 경우 당내 중도 단일화 흐름이 끊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줄리언 젤라이저 프린스턴대 교수는 "캘리포니아·텍사스에서 샌더스가 완패하면 그는 다수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하겠지만, 이는 바이든에 대한 추동력도 (동시에) 약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샌더스의 승리가 다른 후보들에게 '샌더스 대안'에 대한 "더 많은 모멘텀을 창출할 것"이라는 논리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시장 등판으로 인한 중도표 분산도 변수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슈퍼 화요일부터 경선에 참여한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선전할수록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고 샌더스 의원에겐 호재다.

민주당 전략가 조엘 페인은 "바이든에게 나쁜 시나리오 중 하나는 블룸버그가 캘리포니아 같은 지역에서 그의 지지를 빼앗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슈퍼 화요일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보다 선전한다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하차 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더힐은 내다봤다.

따라서 블룸버그 전 시장의 '슈퍼 화요일 성적표'에 따라 중도 후보 단일화 논의가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날 버지니아 유세에서 그의 과거 뉴욕시장 선거를 거론하며 "지금까지 세 번의 선거를 이겼다. 지는 것을 시작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중도하차는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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