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법무성 차관, 레바논 방문…"곤 전 회장 日서 재판받아야"

입력 2020-03-03 03:22
일본 법무성 차관, 레바논 방문…"곤 전 회장 日서 재판받아야"

레바논 대통령, 곤 전 회장 신병인도에 부정적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히로유키 요시이에 일본 법무성 차관은 2일(현지시간) 형사 재판을 앞두고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 전 닛산(日産)자동차 회장이 일본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AP, dpa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히로유키 요시이에 차관은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곤이 일본 법정에 서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고 이 점을 레바논 관리들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레바논 당국자들과 회담이 의미가 있었다며 양측이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레바논에서 미셸 아운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외무부 장관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아운 대통령은 곤 전 회장이 적법하게 레바논에 입국했다며 곤 전 회장을 일본에 강제로 보내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고 AP가 전했다.

레바논과 일본 사이에는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아 레바논 정부가 곤 전 회장의 신병을 인도해야 할 의무는 없다.



히로유키 요시이에 차관의 레바논 방문은 곤 전 회장의 신병 확보를 위한 외교적 노력으로 풀이된다.

올해 1월 30일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는 곤 전 회장에 대해 불법 출국 혐의(출입국관리 및 난민 인정법 위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작년 12월 29일 출입국 관리 심사관의 확인을 받지 않고 터키를 경유해 레바논에 가려고 간사이(關西)공항에서 개인용 비행기로 출국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와 특별배임 등 혐의로 일본 사법당국에 구속됐다가 10억엔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3월 풀려났다.

이후 한 달여 만에 재구속된 뒤 추가로 5억엔의 보석금을 내고 나서 다시 풀려났고 사실상 가택 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가 일본을 탈출했다.

곤 전 회장은 어린 시절 레바논에서 학교에 다녔고 그의 부인 캐럴 곤은 레바논 출신이다.

곤 전 회장은 레바논으로 도주한 뒤 과거 일본 검찰로부터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일본의 수사·사법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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