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 소금물에 30분이상 두면 미세플라스틱 90%이상 제거
바지락 등 수산물에 평균 1g당 0.47개 미세플라스틱 검출
"인체에 해로울 가능성 매우 낮아"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갯벌에 서식하는 바지락은 소금물에 30분 이상 담가놓으면 미세플라스틱을 90% 이상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2017~2019년 국내 유통 수산물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오염 수준을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3일 밝혔다.
평가원이 국내 유통 다소비 수산물 등 14종 66개 품목을 조사해보니, 평균 1g당 0.47개 정도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구체적으로 패류 0.07∼0.86개/g, 두족류 0.03∼0.04개/g, 갑각류 0.05∼0.30개/g, 건조 중멸치 1.03개/g, 천일염 2.22개/g 등이 검출됐다.
미세플라스틱의 재질은 주로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폴리스티렌(PS) 등이었고, 크기는 20∼200㎛의 '파편형' 이었다.
국내외 독성정보와 세계식량농업기구(FAO) 등의 발표를 토대로 조사대상 수산물 등의 미세플라스틱 검출 수준을 평가해보니, 인체 위해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왔다.
특히 소화기관(내장)을 함께 먹는 바지락을 소금물에 30분 동안 해감만 해도 미세플라스틱이 90% 이상 제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인위적으로 오염시킨 바지락을 소금물에 30분 동안 방치(어두운 곳)하면 미세플라스틱이 468개에서 19~31개로 90% 이상 감소했다.
식약처는 "내장을 제거할 수 있는 수산물은 내장 제거 후 섭취하고, 내장 제거가 어려운 바지락 등은 충분히 해감 과정을 거친 후 조리하면 미세플라스틱 섭취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해양쓰레기가 분해돼 생기는 5mm 이하의 플라스틱 입자다. 각질 제거와 세정 효과가 높아 피부 각질제거제, 치약 등에 쓰였으나 이름 그대로 너무 작은 크기여서 하수 정화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하천이나 바다로 그대로 흘러 들어간다.
이렇게 빠져나간 미세플라스틱은 플랑크톤, 물고기 등 해양 생물의 먹이가 돼 어류의 성장과 번식에 장애를 유발할 뿐 아니라 먹이사슬을 통해 결국 인간의 몸속으로 다시 들어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이처럼 하천·해양환경과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죽음의 알갱이'라고 불리며,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하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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