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리아 상공 비행 터키 항공기 안전 보장 못해" 경고

입력 2020-03-02 17:41
러시아 "시리아 상공 비행 터키 항공기 안전 보장 못해" 경고

시리아가 이들립 상공 폐쇄한 뒤…"푸틴-에르도안 5일 모스크바서 회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시리아 북서부 지역 정세 악화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터키가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시리아 상공을 비행하는 터키 항공기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1일(현지시간) 경고하고 나섰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시리아 주둔 러시아분쟁조정센터 센터장 올렉 쥬라블료프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리아 (북서부)이들립주 상공에서의 급격한 정세 악화로 시리아 정부가 불가피하게 이 지역 영공을 폐쇄했다"면서 "이 상황에서 러시아군 지휘부는 시리아 영공에서 터키 항공기들의 비행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리아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는 그동안 정부군과 반군의 휴전을 중재하면서 서로 간에도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율을 계속해 왔다.

러시아는 최근 들어 이들립 지역에서 격화한 시리아 정부군과 터키군 간 전투와 관련해서도 양측을 중재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앞서 이날 시리아 정부군 공군기들이 터키군에 격추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시리아가 이들립 상공을 폐쇄하면서 시리아에서 작전하는 터키 공군기들의 안전을 보장하도록 시리아 정부군을 설득할 수 없게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리아 정부는 앞서 이들립주 상공 폐쇄를 발표하면서 이 공역에서의 모든 목표물을 적대 세력으로 간주해 제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리아 국방부 소식통은 이날 타스 통신에 "터키 F-16 전투기들이 이들립 상공에서 2대의 시리아 공군기를 격추했으며 조종사들은 무사히 탈출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시리아 방공시스템이 터키의 공격용 무인기 6대를 제거했다"고 소개했다.

최근 들어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거점으로 남아있는 이들립주 상황은 급격히 악화했다.

러시아가 지원하는 시리아 정부군과 터키가 돕는 반군 사이에 전투가 격화하면서 러시아와 터키 간 군사충돌 위험도 커지고 있다.

지난주에도 시리아군 공습으로 이들립 지역에 배치된 터키군 30여명이 사망했으며 뒤이은 터키군의 보복 공격으로 약 60명의 시리아 군인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오는 5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이들립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터키 대통령 행정실 관계자를 인용해 2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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