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선 하선자 잇단 코로나19 양성…일본 지자체 화났다
최근 5개 지자체서 하선자 감염 확인…"정보 불충분"
가토 후생상 "크루즈선 모든 승객·승무원 하선 완료"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했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객들이 귀가 이후 연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별도의 격리조치 없이 일본 내 자택으로 귀가한 900여명의 승객에 대한 경과 관찰을 위임받은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은 "정보가 불충분하다"며 중앙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하선한 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는 최근 미야기(宮城), 이바라키(茨城), 지바(千葉), 시즈오카(靜岡), 도쿠시마(德島) 등 5개 현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일본 시즈오카시 거주 60대 남성은 크루즈선에서 내린 직후 거주지 스포츠클럽을 방문한 사실이 이날 확인돼 논란이 됐다.
이 남성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하선한 당일인 지난달 20일과 22일에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스포츠클럽을 방문해 욕실과 탈의실 등을 각각 35~40분 동안 이용했다.
문제의 남성이 이틀간 스포츠클럽을 이용한 시간대에 총 140명의 이용자(남녀 합계)가 있었다고 한다.
크루즈선 승객이었던 70대 남성의 코로나19 감염이 전날 확인됐던 미야기현 센다이(仙台)시의 고리 가즈코(郡和子)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매우 걱정하고 있다"며 "후생노동성에서 확실히 검증해줬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아키타(秋田)현도 크루즈선 하선자 3명 중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입원 중이라는 정보가 있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사타케 노리히사(佐竹敬久) 아키타현 지사는 "정부에서 좀처럼 정보가 오지 않는다"며 "매우 일하기 어렵다"며 불만을 표시했다고 교도는 전했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크루즈선 하선자에 대해 별도의 격리 기간 없이 자유롭게 귀가를 허용한 것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뒤 귀가한 크루즈선 탑승자를 상대로 재차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 양성 판정으로 뒤바뀌는 사례가 속출해 일본 지자체가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사태를 우려해 미국과 한국 등 항공편으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하선한 자국민을 본국으로 이송한 국가들은 귀국자에 대해 잠복기간을 고려해 2주간 격리 조처를 했다.
한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후생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했던 모든 승객과 승무원의 하선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3일 요코하마항에 정박했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는 총 3천711명이 탑승하고 있었고, 이들 중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705명의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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