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함께 삽시다"…카드사, 카드모집인 소득보전 추진
보험사도 보험설계사에 각종 성과지표 예외 적용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구정모 김연숙 기자 = 신용카드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카드모집인들에게 소득을 일부 보전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도 설계사에게 설정한 각종 목표 시한을 연장하고 성과 지표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이들의 소득 감소폭을 줄이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다.
초유의 감염병 사태로 프리랜서인 카드 모집인·보험설계사들이 직격탄을 맞은 만큼 금융사 차원에서 먼저 조치에 나서는 것이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카드사가 카드 모집원들에게 최근 급감한 수익을 보전해주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A 카드사 관계자는 "모집인들도 생활인이므로 카드 모집에 따른 예상 수입이 있고 이를 토대로 소비계획을 짜고 있을 것"이라면서 "최근 카드 모집 영업 타격으로 수입이 급감하는 분들이 있는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수당 체계를 바꿔 혜택을 주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 한장 발급에 1만원을 모집수당으로 줬다면 당분간 1만5천원으로 인상하는 방안 등을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 카드사 관계자도 "3월부터는 카드 모집인의 수입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면서 "모집수당을 일부 보전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 모집인들은 신용카드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영업을 하는 일종의 프리랜서다. 신용카드사에 전속은 돼 있지만,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기본급은 없고 모집수당을 받는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확산한 시기는 1월 말부터이지만 다행히 2월까지는 카드 모집인들의 수입이 급감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카드 업계의 전언이다.
전월 신규 발급분을 보완해서 다시 발급 처리하는 물량이 있는 데다, 신규 발급 수당을 6개월 정도로 나눠주는 시스템을 채택하는 곳이 많아 2월 실제 수입 감소폭은 10% 안팎인 것으로 카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3월부터는 2월에 영업을 못 한 실적이 눈에 띄는 수입 감소로 확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수입 감소는 놀이공원, 대형마트, 백화점 등 다중시설에서 영업하는 카드 모집 특성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이 감염 우려에 다중시설에 가지 않은 만큼 카드 모집인 입장에선 사실상 영업이 막힌 셈이다.
카드 모집인들이 다가가 카드 관련 설명을 하려 해도 행인들이 얼굴을 마주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월 셋째 주 영화관람객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0%, 놀이공원 입장객은 71.3% 감소했다. 백화점 매출도 20.6% 줄었다.
보험설계사 역시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현대해상은 수당 지급과 연관된 평가 항목(교육·정보 미팅 횟수)을 점포별로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최근 방침을 변경했다.
교보생명은 고객을 방문해 보장내용을 설명하거나 보험금을 찾아주면 수수료를 가산해주는 제도를 당분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고객 방문 자체가 어렵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한 중견 생명보험사는 시기별로 진행하는 실적 달성 프로모션의 달성 기한을 연장했다. 기한을 일정 기간 넘겨 달성하더라도 실적을 달성하는 것으로 보고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 모집인 등 일부 금융 영업직들이 겪는 영업상 어려움이 실제 얼마나 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지 점검해볼 것"이라면서 "필요하다면 이들에 대한 지원 방안 역시 함께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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