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코로나19 확진 500명↑…이란 "힘든 한주 될 것"(종합)
이란 부통령 확진 전날 내각 회의 참석…감염 여부 촉각
UAE 대회 참가 '사이클 황제' 프룸도 감염 검사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중동(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제외, 이스라엘 포함)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섰다.
28일(현지시간) 중동 지역 보건 당국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환자가 가장 많은 이란이 전날보다 143명 증가한 388명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쿠웨이트(45명), 바레인(36명) 등 9개국 확진자 합계가 509명으로 집계됐다.
중동 각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본격적으로 나온 것은 24일께였다.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사망자가 발생한 이란은 이날 8명이 더 숨져 누적 사망자 수가 34명이 됐다. 이란은 중국을 제외하고 코로나19 사망자가 최다다.
이란 보건부는 사망자의 평균 나이가 60세 이상이라고 밝혔다.
쿠웨이트, 바레인, 이라크,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레바논 등 이웃 중동 국가에서 이날 새로 확인된 확진자 대부분은 이란을 다녀온 경력이 있거나 최근 입국한 이란인으로 나타났다.
27일 이란 여성부통령 마수메 엡카테르가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비롯한 이란 내각 전체가 감염됐는 지에 관심이 모인다. 엡카테르 부통령이 26일 내각 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사이드 나마키 이란 보건부 장관은 28일 국영방송을 통해 "다음 한 주가 코로나19의 절정이 될 것이다"라며 "매우 힘든 한 주가 될 것이므로 국민 여러분의 협조가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나마키 장관은 28일 최고지도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코로나19를 기필코 무릎 꿇게 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카타르는 28일 이란에 체류하는 자국민을 특별기로 모두 철수시켰고, 도하에서 14일 동안 강제격리·관찰한다고 밝혔다.
UAE 스포츠위원회는 현재 아부다비에서 진행 중인 국제 사이클 대회 UAE투어를 중단했다.
UAE 스포츠위원회는 28일 출전 선수단 가운데 이탈리아 국적자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현재까지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를 우승자로 발표했다.
또 이들 감염자의 동선과 접촉자를 추적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연습 중 심각하게 다쳤다가 회복해 첫 국제 대회에 나선 '사이클 황제' 크리스 프룸(영국)도 감염 검사 대상자에 포함됐다.
레바논 정부는 28일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이탈리아에서 온 외국인(거주비자 소지자 제외)의 입국을 제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레바논에 앞서 중동에서 한국, 중국, 일본 등 코로나19 집중 발병국에서 출발한 외국인 입국자를 제한 한 곳은 사우디, 요르단, 이라크, 이스라엘, 쿠웨이트, 바레인 등이다.
오만과 카타르는 이들 발병국에서 온 외국인은 14일간 격리·관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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