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 무증상 감염자 확진자 통계서 배제 검토

입력 2020-02-28 19:06
수정 2020-02-28 19:39
이탈리아 정부, 무증상 감염자 확진자 통계서 배제 검토

전문가 "불필요한 공포 조장…다른 나라서도 같은 방식"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당국이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자 집계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바이러스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보여도 증상이 없으면 확진자로 분류하지 않는 새로운 카운팅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작업에 참여하는 로마 소재 감염내과 전문 스팔란차니병원의 주세페 이폴리토 국장은 "다른 나라에서도 무증상 감염자는 확진자에 포함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코로나19에 대한 불필요한 공포를 줄이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염 검사에서 증상이 없는데도 양성 반응이 나온 사람은 별도 리스트로 관리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새로운 확진자 집계 시스템이 실행되면 통계상으로는 확진자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전날 밤 잠정 집계된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50명인데 이 가운데 최소한 3분의 1가량은 병세가 가볍거나 증상이 없는 감염자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무증상 감염자의 경우 병리학적으로 크게 의미를 두기 어려운데도 확진자로 분류함으로써 통계상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오해를 부르고 이로 인해 사회적 패닉을 조장한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당국은 같은 맥락에서 감염자 접촉자 가운데 증상이 있는 이들에 대해서만 감염 검사를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무증상 접촉자까지 감염 검사를 하는 것은 과잉 대응이라는 판단이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 이사회 내 이탈리아 대표이자 현재 중앙정부 자문관을 맡은 바이러스 전문가 월터 리치아르디도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분류 체계나 감염 검사 범위 등에 따라 이탈리아 내 확진자 수가 과대평가 됐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전날 기준으로 이탈리아에서 감염 검사를 받은 수는 총 1만2천104명으로 파악됐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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