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병상확보 늦어지나…"환자 전원 어렵고 의료진 부족"(종합)
김강립 총괄조정관 "환자 발생 속도 빨라 입원 처리 못 따라가"
국립중앙의료원에 전원지원 상황실 설치…중증환자 입원 지원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김연숙 채새롬 기자 = 정부가 대구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자 인근 지역 병원 병상 확보에 나섰지만, 기존 환자 전원이 어렵고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의료진이 모자라 애로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3월 1일까지 대구 지역 내 1천600개 병상을 확보하고, 인근 지역에 경증 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병상 약 1만개를 만들겠다는 당초 일정이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대구에서 코로나19 환자 수백명이 병상을 배정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일부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을 거부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고, 병상을 비운 후에는 최소한의 시설정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대구의 확진환자를 수용할 병상 1천600개 확보 계획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결핵환자를 주로 치료했던 국립마산병원은 병상 확보 후 소독과 시설 개조가 불가피한 면이 있어 하루 늦은 어제부터 환자를 받기 시작했고, 대구 군 병원은 총 300개의 병상을 사용하기 위해 격벽 공사를 시작했다"며 "(병상 제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방의료원·공공병원 등 43곳을 전담병원으로 지정해 경증 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병상 약 1만개를 확보하기로 한 계획에 대해서는 "경증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은 주로 지방의료원인데, 지역에 의료원이 하나밖에 없고 인근으로 환자가 전원하기 굉장히 어려운 특수 상황들이 좀 있어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많은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환자에 대한 중증도를 판정하고 적정한 수준의 병상을 배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이송수단 확보 등 이송조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확진자의 발생 속도를 입원 처리 속도가 따라가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병원들은 호스피스 병동에 있거나 정신과 병동에 있는 환자의 경우 전원을 시키기가 어려워 병상 확보가 늦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의료원 관계자는 "시설을 정비해야 해서 준비되는 대로 환자를 받고 있다"며 "환자 중 호스피스 병동에 있는 분들은 다른 병원에 호스피스 병동 자리가 없어 애로를 겪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포항의료원 관계자도 "정신과 환자의 경우 전원이 어려운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여유 병상이 있더라도 의료진이 부족해 환자를 더 받지 못하는 문제도 제기된다.
안동의료원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환자 85명이 입원해있는데 저희 인력으로서는 이 정도가 감당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며 "병상은 60개가 남지만, 이를 열려면 내과 의사가 적어도 3명, 간호사도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대구시는 이날 오전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 600여명이 입원을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빨리 구분해 치료하기 위해 국립중앙의료원 환자 전원지원 상황실을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또 의사를 현장에 추가로 투입해 환자의 초기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확인해 환자가 지병이 있는지도 확인한 후 중증환자에게 병상을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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