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도 '코로나 인종차별'…"아시아계 의료진 거부당해"
"호주 공공병원서 환자 측이 '아시아 외모' 의료진 거부"
주정부·병원 "공포, 인종차별에 대한 변명 못 돼…용납 안 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호주의 한 병원에서 아시아계 의료진이 환자 측으로부터 진료를 거부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빅토라이주(州) 멜버른 왕립 아동병원은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에서 발생한 인종차별 사례를 알리고 경각심을 촉구했다.
이 병원의 스튜어트 르위나 응급의학과장은 "한 직원이, 코로나바이러스 위험 때문에 자신이 아이를 진료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말을 보호자로부터 들었다고 보고했다"며 "이는 그 직원의 인종에 기반한 의사라는 점이 분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 단계에서 개입해 환자측에 그러한 의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고, 해당 직원에게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이후 병원이 이 사안을 직원에게 이메일로 공지하 고인종차별 대처 방법을 안내하자, 유사 사례 3건이 더 보고됐다고 르위나 과장은 전했다.
빅토리아주(州) 다른 공공병원에서는 환자들이 대기실에서 아시아계 근처에 있기를 거부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제니 미카코스 빅토리아주 보건부장관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이 인종차별적 행동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는 공공 병원에서 이러한 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자신을 진료하는 의사나 간호사를 골라 선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빅토리아주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7명이다.
이 중 3명은 일본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데려온 자국 승객으로 현재 격리 중이며, 나머지 4명은 완치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간) 기준으로 호주에서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는 총 23명이다.
yo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