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코로나19 이유로 '야당 해산 반대' 집회 참석 자제 촉구
병원장 "정치적 의도 가진 과잉반응"…일부 고교생 참여 속 반정부 양상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대학가에서 헌법재판소의 야당 해산 결정에 반발하는 집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을 들어 학생들의 집회 참석 자제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온라인 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태국 고등교육부는 이틀 전 해외여행 자제, 교육 시설 소독 등 코로나19 예방 지침을 발표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항의 집회에 참석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수파타 수완나낏 차나 병원장은 온라인에 "보건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국내 유행을 의미하는 3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는 과잉반응"이라며 "정치적 의도를 가진 부적절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내세워 항의 집회 참석을 막으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태국에서는 지난 21일 헌재가 제3당인 퓨처포워드당(FFP)에 대해 정당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해산 결정을 내린 이후, 대학가의 항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해산 결정 다음 날인 22일 방콕 탐마삿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 및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항의 집회가 시발점이 됐다.
이어 태국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쭐라롱껀 대학에서 24일 학생들이 집회를 갖고 헌재 결정을 규탄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까셋삿 대학생들도 같은 날 정부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25일에는 마히돈, 실파꼰, 치앙마이 대학 등에서, 26일에도 실파꼰, 탐마삿, 스리나카린위롯 대학 등 최소 5개 대학에서 항의 집회가 각각 열렸다고 카오솟은 전했다.
특히 전날에는 방콕 시내 한 여고에서도 일부 학생이 연대 집회를 열려고 했지만, 학교 측이 금지하면서 인근 실파꼰 대학 집회에 합류했다.
태국 현지에서는 애초 FFP 해산에 대한 반발로 시작한 대학가 항의 집회가, 군부가 뒷받침하는 쁘라윳 짠오차 정부 비판 집회로 양상이 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대학가 항의 집회에서는 "쁘라윳 퇴진"과 같은 구호나 플래카드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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