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우려로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 무관중 검토(종합)
3·11 동일본 대지진 9주기 추도식도 대폭 축소 검토
일왕 승계 1순위 공표 '릿코시노레이' 축소 개최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다음 달에 개최되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성화 도착식과 출발식 등 성화 관련 행사도 무관중으로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대회 조직위원회는 다음 주께 성화 봉송 관련 기본방침을 정해 성화 봉송 주자가 달리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행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무관중 여부는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고려해 최종 판단할 방침이다.
성화는 다음 달 20일 올림픽 발생지인 그리스에서 미야기(宮城)현 소재 항공자위대 마쓰시마(松島) 기지로 항공편으로 도착한다.
도착식에는 모리 요시로(森喜朗) 조직위 회장 등이 참석한다. 같은 달 26일 후쿠시마(福島)현 축구시설인 'J빌리지'에서 열리는 성화 출발식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앞으로 2주 동안 많은 사람이 모이는 전국적인 스포츠 및 문화 행사의 연기나 중지, 또는 축소를 요청했다.
성화 관련 행사는 스포츠 및 문화 행사 자제 요청 기간 이후에 열리지만, 조직위는 감염증 확대 예방을 우선으로 한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무토 도시로(武藤敏郞) 조직위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들에게 "(성화 관련 행사의) 축소를 포함해 어떻게 하면 감염 확대를 막을 수 있을지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3월 26일 후쿠시마현을 출발한 성화는 일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을 돌아 7월 24일 열리는 도쿄올림픽 개회식 때 도쿄도(東京都) 국립경기장 성화대에 점화된다.
일본 정부는 다음 달 11일 열리는 동일본 대지진 9주기 추도식도 참가자를 줄이는 등 규모를 대폭 축소해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21일 각의(閣議)를 통해 9주기 동일본 대지진 추도식을 도쿄도 지요다(千代田)구 국립극장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3월에도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 이어지면 추도식을 개최하지 않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교도는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동일본 대지진 추도식 관련 질문에 "정부가 (스포츠 및 문화) 이벤트 등의 개최 필요성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하는 점을 감안해 감염 확대 방지의 관점에서 참석자의 규모, 감염증 확대 방지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동생인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후미히토(文仁)가 일왕 계승 1순위임을 공표하는 '릿코시노레이'(立皇嗣の禮)도 일본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따라 축소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릿코시노레이는 4월에 개최된다.
스가 장관은 "정부로서는 감염 확대 방지에 만전을 기하는 것과 동시에 감염 확대 상황을 주의하면서 릿코시노레이에 대해서는 필요한 제반 준비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중앙경마회(JRA)는 29일부터 당분간 경마를 무관중 경기로 진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날 총리관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앞으로 2주 동안 많은 사람이 모이는 전국적 스포츠 및 문화 행사의 중지나 연기, 또는 규모 축소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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