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북특별부대표 "북, 대화 준비시 우리도 준비…기회 잡아라"(종합)
"지도자뿐 아니라 협상팀도 만나야…비핵화시 미군은 평화지속 조직으로 협력"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는 26일(현지시간) 북한이 한반도의 안보와 번영이라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에 다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에 처한 가운데 북한이 대화 재개에 나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이나 새로운 제안을 내놓지는 않았다.
웡 부대표는 이날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가 워싱턴DC에서 개최한 '한반도의 안정적 변화 전망' 토론회 축사에서 "미국은 경험 있는 협상팀이 있다. 북한도 자체 협상팀이 있다"며 "그들이 필요한 대화를 할 준비가 될 때, 우리 앞에 놓인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될 때 우리 팀도 준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길 위에 놓인 함정과 위험에도 불구하고 한반도가 가진 엄청난 기회를 놓칠 순 없다"며 "이 외교의 시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담대한 결정 때문에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이 폭넓은 비전을 만들었다며 북미 관계의 전환, 지속적 평화체제, 완전한 비핵화,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 등 합의사항을 꼽았다.
또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4가지 합의사항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반도를 갈등과 불안정의 장소에서 안전과 번영의 원천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핵화한 평화로운 한반도'가 실현되면 북한이 안보와 경제적 측면에서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뒤 "우리 군대는 더이상 전쟁에서 싸울 태세를 영구적으로 갖출 필요가 없고, 평화지속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으로 기여하고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웡 부대표는 "우리가 대화를 통해 지속적 평화를 얻고 신뢰를 다시 만든다면 수십년간 미국과 북한을 분열시킨 많은 문제에 대해 솔직한 논의에서 나오는 보상을 얻을 것"이라며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해하는 엄청난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 정상 간 두 차례 회담과 판문점 회동을 언급하고 "김 위원장도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는 느낌 이상의 것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이 기회를 잡기 위해 만나야 할 사람들은 단순히 지도자들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협상팀도 만나야 한다"며 "우리는 북미 모두의 이해를 충족할, 균형잡힌 로드맵을 만들 힘들고 세부적인 작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우리는 의사소통 오류와 의심의 공간을 차단하고 대화의 리듬을 북돋우기 위해 집중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그 따뜻한 날 싱가포르에서 시작한 외교의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운반 수단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승인한 제재를 충실히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또 "제재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계속할 경우 경제적, 정치적 고립만 심화할 뿐이라는 신호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웡 부대표는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으로 이동한 후 미국 측에서 북미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지난 11일 유엔 특별정무 차석대사로 승진 발탁돼 상원 인준이 끝나면 자리를 이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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