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TV토론 민주 후보들에 '총질'…샌더스는 빼고
민주 경선 하루 앞둔 28일 사우스캐롤라이나 맞불 출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전날 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진행된 민주당 대선 후보 TV토론 관전평을 내놓으며 후보들에 대해 조롱과 공격을 퍼부었다.
다만 경선 초반전 확실한 선두주자 자리를 굳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적 총질'의 예외였다.
샌더스 상원의원의 경우 강성진보 성향과 과격한 스타일로 인한 확장성의 한계로 트럼프 대통령이 본선에서 가장 쉬운 상대로 여겨온다는 평가가 제기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들어 샌더스 상원의원에 대한 공개적 공격을 멈춘 것도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난밤 민주당 토론은 정신 나간 혼돈의 상태였다"라며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 "우리 인구의 절반이 총에 맞아 죽었다고 말했음에도 불구, 가짜 뉴스들은 바이든이 잘했다고 말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더니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향해 "미니 마이크는 허약하고 불안정했다"며 블룸버그 전 시장이 다수의 광고로 인해 큰 도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토론 도중에는 광고를 내보내지 못하게 돼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 대해 "대부분 정신 나간 버니와 미니 마이크를 겨냥하며 심술궂고 버릇이 없게 굴었다"며 "그들은 그녀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모르고 있지만 나는 그녀가 '숨이 막히게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또다른 억만장자인 톰 스테이어 후보에 대해서는 "스테이어는 재앙"이라며 블룸버그 전 시장과 스테이어 후보가 표를 돈으로 사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저 나에게 상대를 달라!"고 말했다.
누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더라도 본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샌더스 상원의원의 '토론 성적'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22일 네바다 코커스에서 외연확대의 한계를 드러낸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도 따로 거론하진 않았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최근 이른바 '러시아 지원설'에 난데없이 휩싸인 상황이다. 러시아가 2016년 대선 때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지원을 위한 개입을 시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이기기 쉬운 상대인 샌더스 상원의원의 민주당 후보 당선을 돕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트윗에서 "금요일에 위대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대규모 집회가 있다"면서 "거기서 보자!"며 이번 주말인 22일 열리는 민주당의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하루 앞둔 21일 이 지역 방문 및 유세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민주당의 경선이 있을 때마다 그에 앞서 해당 지역에 출격, 사전 맞불 유세를 하는 방식으로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는 한편으로 민주당 경선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것을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을 구사해왔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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