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대학가, '헌재 야당 해산' 반발 집회 확산

입력 2020-02-26 12:05
태국 대학가, '헌재 야당 해산' 반발 집회 확산

비판 성명·총리 퇴진 구호도…경찰 "법규 준수해야"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대학가에서 헌법재판소의 퓨처포워드당(FFP) 해산 결정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21일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온 FFP에 대해 당 대표로부터 작년 총선 당시 거액을 빌린 것은 정당법 위반이라며 해산 결정을 내리고, 지도부 16명에 대해서는 10년간 정치 활동을 금지했다.

2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히돈 대학과 실파꼰 대학, 치앙마이 대학 등에서 전날 저녁 FFP 해산 결정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온라인 매체 카오솟은 마히돈 대학 살라야 캠퍼스에 600여명의 학생이 모였으며, 학생들은 "쁘라윳 퇴진"과 같은 구호도 외쳤다고 전했다.

앞서 태국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쭐라롱껀 대학에서도 지난 24일 학생들이 집회를 갖고 헌재 결정을 규탄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까셋삿 대학생들도 같은 날 교내에 모여 "지난 5년간 자유가 실종되고 불의가 판쳤다"면서 정부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학가의 이런 움직임은 FFP 해산 결정 다음 날인 22일 방콕 탐마삿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 및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항의 집회가 시발점이 됐다.

이날도 탐마삿 대학 등 일부 대학에서 항의 집회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언론은 전했다.

대학생들은 또 헌재 판결의 부당함을 성토하면서 독재가 아닌 민주주의를 원한다는 내용의 여론전도 SNS를 통해 전개하고 있다.

FFP는 지난해 3월 총선 당시 군부정권 반대와 헌법 개정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는 젊은 층의 지지로 이어졌다.

이에 힘입어 FFP는 80석을 차지하며 창당 1년 만에 일약 제3당으로 도약했다.

대학가의 반발 확산에 대해 제1야당인 푸어타이당의 아누딧 나콘탑 사무총장은 특히 정권을 잡고 있는 이들이 젊은 층의 목소리와 의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태국 경찰도 긴장하는 기색이 감지된다.

대학 캠퍼스 내 집회를 조직하는 학생들에게 공공집회법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끼사나 팟타나차론 경찰청 부대변인은 "무언가를 요구하는 집회는 민주적 권리이지만, 집회 주최 측과 참석자들은 법의 경계 내에서만 행동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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