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선언만 안했을뿐 이미 대유행…몇달 갈 수도"

입력 2020-02-25 10:51
수정 2020-02-25 14:31
"코로나19, 선언만 안했을뿐 이미 대유행…몇달 갈 수도"

전문가들 "팬데믹 선언, 시간문제"…"바이러스 유입억제 힘들어져"

"계절독감처럼 번질 것"…WHO 전문가도 확산 지속 우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선언만 안 했다 뿐이지 이제 실질적인 '팬데믹'(대유행)으로 봐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이 용어를 사용하느냐 마냐는 시간문제일 뿐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실질적으로 대유행 단계라는 견해를 보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엑서터대 의과대학 바라트 판키니아 교수는 최초 발병지 중국뿐만 아니라 수천㎞ 떨어진 국가에서도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코로나19가 실질적인 팬데믹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영국 에딘버러대학 마크 울하우스 감염병 역학 교수는 팬데믹을 "전염병이 세계 여러 지역에서 통제 불능으로 퍼지는 상황"으로 정의된다고 전하면서 코로나19가 이미 팬데믹 기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울하우스 교수는 한국, 이란, 이탈리아에서 대규모 발병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전 세계 여러 나라가 바이러스 감염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뜻이자 국가가 코로나19의 유입을 억제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앞서 제네바 WHO 본부에서 개최한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아직 대유행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전문가들의 분위기는 달랐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지금 팬데믹이라는 단어의 사용은 사실에 맞지 않으며 두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며 "팬데믹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면서 억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중국 외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잇따르는 만큼 "잠재적인 대유행"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다른 WHO 당국자 역시 "몇 달 간" 코로나19가 지속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끊이지 않고 있는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과 이란, 이탈리아에서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보니 코로나19를 대유행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이먼 클라크 영국 리딩대 세포미생물학 부교수는 "증상 없이도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 점으로 미뤄봤을 때 보건당국이 어떤 조치를 하더라도 코로나19를 추적하기가 극도로 어렵다"며 코로나19가 계절성 독감처럼 쉽게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가 파악한 코로나19 확진자는 한국 시각 25일 오전 10시 기준 893명, 사망자는 7명으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이란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64명, 사망자가 12명으로 집계됐다고 보건당국이 밝혔다.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것인데, 사망자 대비 확진자 숫자가 너무 적어 이란 당국이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쿠웨이트, 바레인, 이라크 등 중동 국가에서도 코로나19 첫 확진 환자가 줄지어 나오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이란과 연관돼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229명, 사망자가 7명으로 파악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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