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석유산업 옥죄는 미국…우회로 찾는 마두로(종합)

입력 2020-02-25 09:13
베네수엘라 석유산업 옥죄는 미국…우회로 찾는 마두로(종합)

베네수엘라, 제재 대상 아닌 회사 통해 원유 수출 이어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국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정권의 '돈줄'인 석유산업에 대한 제재를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엘리엇 에이브럼스 미국 국무부 베네수엘라 담당 특사는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석유산업 제재를 더 강화하고, 제재를 위반한 기업과 사람도 더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국영 석유기업 PDVSA를 제재하며 정권으로 가는 오일 머니를 차단하고 나섰다.

그러나 외국 기업들을 통해 중국, 인도 등지로의 석유 수출이 이어지면서 오일 머니가 완전히 마르지는 않고 있다.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석유를 수입하는 고객이나, 원산지를 감춰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을 돕는 중개업자들도 찾아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에이브럼스 특사는 로이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기로 결심했다"며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에 연관된 사람들에게 손을 떼라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앞서 지난 18일 PDVSA와 거래하는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자회사인 로스네프트 트레이딩 SA를 제재 목록에 포함했다.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을 통제하는 동시에 마두로 정권을 돕는 러시아 정부에도 경고를 보낸 것이었다.

에이브럼스 특사는 제재가 러시아에만 집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베네수엘라 석유가 구매자에게 가는 전 과정에서 관여한 이들을 타깃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가 제재의 '구멍'을 찾아 메우기 위해 제재 대상을 확대하는 동안 마두로 정권은 제재를 회피할 우회로를 계속 찾고 있다.

이날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은 제재 대상이 된 로스네프트 트레이딩 SA 대신 로스네프트의 또다른 자회사가 PDVSA의 원유 수출을 돕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당초 로스네프트 트레이딩이 2월 한달간 실으려던 베네수엘라 원유 670만 배럴이 최근 로스네프트 자회사 TNK 트레이딩 몫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선적 자료에 따르면 TNK 트레이딩은 올해 1∼2월 베네수엘라 원유 1천430만 배럴를 선적할 예정이다. 지난해의 500만 배럴에서 급증한 것이다.

에이브럼스 특사는 베네수엘라의 이같은 조치를 알고 있다며 "그들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과 이렇게 게임을 한다면 결과는 또 다른 회사의 제재 뿐"이라고 경고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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