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코로나19 팬데믹 공포'…다우 2년만에 1,000P 미끄럼(종합)
뉴욕증시 올해 상승분 모두 반납…한국·이탈리아 증시도 '블랙먼데이'
'안전자산 선호 뚜렷' 美국채·금값 오르고 주가·유가 급락
(뉴욕·제네바=연합뉴스) 이준서 임은진 특파원 = 글로벌 증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에 휩싸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중국을 넘어 전세계 유행병으로 번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자 각국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환자가 급증한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의 상황에 주목했다.
'3만 고지'를 내다봤던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4일(현지시간) 27,000선으로 밀려났고 이탈리아 증시는 5%대 급락했다.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뚜렷해졌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장기물 국채와 금 가격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 뉴욕증시, 올해 상승분 모두 반납…2년만의 최대낙폭
그동안 '코로나19 사태'에도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지켰던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들은 3%대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1,031.61포인트(3.56%) 하락한 27,960.80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이상 내린 것은 지난 2018년 2월 5일(-1,175포인트)과 2월 8일(-1,033포인트) 이후로 2년만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11.86포인트(3.35%) 하락한 3,225.89에, 나스닥 지수는 355.31포인트(3.71%) 내린 9,221.28에 각각 마감했다.
앞서 다우지수는 28,538.44에, S&P500지수는 3,230.78에, 나스닥지수는 8,972.60에 각각 2019년 거래를 마친 바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을 제외하면 뉴욕증시 전반적으로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면서 작년말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지금껏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경제적 타격에 초점을 맞췄던 뉴욕증시는 이제 '중국 밖'으로 시선을 넓히는 분위기다.
CNBC 방송의 간판앵커 짐 크레이머는 트위터에 "나는 증시에 대해 매우 비관적이다. 미국이 중국 여행객들을 성공적으로 막고 있다는 것만으로 낙관하기는 어렵다. 많은 다른 나라들에도 코로나19 환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NBC방송은 "한국이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이탈리아에서 환자가 크게 늘면서 뉴욕증시의 월요일 매도세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팬더믹 공포가 월스트리트를 지배했다"고 전했다.
상승랠리에 도취한 뉴욕증시가 '코로나19 사태'에 뒤늦게 반응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코로나19가 지난달부터 확산했지만, 뉴욕증시는 최고치 행진을 이어왔고 다우지수는 '3만 고지'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일찌감치 '코로나19 사태'에 반응했던 채권시장의 움직임을, 주식시장이 이제야 따라가고 있다는 의미다.
안전자산인 국채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미국 장기물 국채금리는 가파른 하락세(국채가격 상승)를 이어왔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1.377%로 0.093%포인트 하락하면서 기존 최저치(1.32%)에 바짝 다가섰다. 30년 만기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0.068%포인트 내린 1.849%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인 금도 온스당 1,600달러를 웃돌면서 초강세를 이어갔다. 반면 위험자산인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 이탈리아도 뚫렸다…유럽증시 3~5%대 폭락세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가운데 유럽증시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영국의 런던 FTSE 100은 전 거래일 대비 3.34% 내린 7,156.83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의 CAC 40 지수는 전날보다 3.94% 내린 5,791.87로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지수도 4.01% 하락한 13,035.24로 장을 종료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 역시 4.01% 하락한 3,647.98을 기록했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상당히 멀리 있는 이탈리아의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자, 유럽증시의 투자심리도 빠르게 위축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탈리아 FTSE MIB지수는 5.5% 폭락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29명으로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일본(크루즈 감염자 포함), 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다.
아시아 이외 지역으로선 처음으로 바이러스 확진자 200명을 넘어선 곳이다.
◇ '블랙 먼데이' 韓증시 추가타격 받나
간밤 글로벌 증시가 폭락세를 나타내면서 아시아 증시에도 연쇄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 24일 코스피는 83.80포인트(3.87%)나 떨어진 2,079.04로 마감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지난 2018년 10월 11일(-98.94포인트·-4.44%) 이후 1년 4개월여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아시아 증시에서는 우리나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사망자도 잇따라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한국 증시에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계 증시의 버팀목인 뉴욕증시가 힘없이 무너진 만큼 아시아 증시 전반으로 충격파가 다시 번질지 주목된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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