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속 중국 새 대변인에 '싸움닭' 자오리젠(종합)

입력 2020-02-24 19:06
코로나19 사태 속 중국 새 대변인에 '싸움닭' 자오리젠(종합)

중국 외교관 중 최고 해외 인터넷 스타…美라이스와 설전

"악의적인 모욕과 모독에 '침묵의 양' 되지 않을것"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외교관 중 최고의 '싸움닭'으로 불리는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신문사 부사장이 새 대변인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자오리젠은 트위터를 통해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설전을 벌이는 등 강력한 입담으로 유명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려로 온라인 채팅 방식으로 대체됐던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이 24일부터 다시 원상태로 복귀하면서 새 대변인을 통해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자오리젠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얼굴을 내민 중국 외교부의 새 대변인으로 24일 외교부 란팅에서 공식 브리핑이 재개되자마자 단상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화춘잉(華春瑩), 겅솽(耿爽), 자오리젠 체제로 꾸려지게 됐다.

자오리젠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코로나19 관련해 비판적 논조의 칼럼을 게재한 뒤 본사 차원에서 사과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리는 악의적인 모욕과 모독에 대해 '침묵의 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신문이 온갖 방법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면서 "월스트리트저널은 도대체 누가 책임지고 누가 나서서 사과할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욕을 퍼붓고 오만무도하면서도 왜 사과할 용기는 없는가"라면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자기 고집대로 하는 만큼 그에 맞는 뒷감당을 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자오리젠은 중국 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트위터 팔로워 24만명 이상을 보유할 정도로 유명하다.

그는 파키스탄 주재 중국 대사관에서 근무할 당시 트위터를 통해 수차례 중국 문제에 대해 조목조목 입장을 밝혀 명성을 얻었다.



지난해 7월에는 트위터를 통해 33개국에 중국의 신장(新疆)웨이우얼(위구르)자치구에 대한 입장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어 서방 22개국이 중국을 비판하자 미국의 인종 차별 문제를 거론해 라이스 전 안보보좌관이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5월에는 중국의 정보통신기업 화웨이(華爲)의 로고가 애플을 쪼개 놓은 것과 같아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싫어하는 것 같다며 비꼬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주목받기도 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지난 1월 31일 트위터에 코로나19 예방법을 소개하고 코로나19 발병 및 각국의 지원 상황을 계속 전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자오리젠은 최근 트위터 계정을 개설한 화춘잉 대변인의 첫 번째 팔로워이기도 하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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