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안정화 4주 총력전 어떻게 진행되나…"2주 수색·2주 치료"
감기환자 2만8천명 검사…대구에 숨겨진 환자 발견에 '주력'
정부 "지역사회 감염 위험 최소한으로 낮춰 감염병 통제 기대"
전문가 "정부, 총력 기울이지 않으면 대구가 우한처럼 된다는 인식"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김잔디 기자 = 정부의 '대구 안정화 4주 총력전'은 경증 환자 발견을 위한 2주간의 '수색전'과 이들의 완치에 집중하는 2주간의 '치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신천지대구교회를 중심으로 환자가 폭증하고 있는 대구를 4주 안에 안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구의 코로나19의 확산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면 건국 이래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전염병 대유행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적발한 인식이 담긴 목표다.
세부계획의 한 축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지도 모르고 지역사회를 돌아다닐 수 있는 경증환자를 최대한 빨리 발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2주간 감기 증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는 대구시민 2만8천명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한다.
겨울에는 감기, 인플루엔자 환자가 많고, 이들 환자가 보이는 기침, 발열, 콧물 등의 증상은 코로나19 초기 증상과 비슷하다.
이들이 병명도 제대로 모른 채 일상생활을 하지 않도록 감기 증상자 전수 조사를 통해 핀셋으로 잡아내듯이 환자를 발견하겠다는 전략이다.
보건당국은 과거 대구시 의료통계를 기반으로 할 때 앞으로 2주간 2만8천명의 감기 환자가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전파의 중심인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9천명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그 외 대구시민의 감기 증상까지 함께 조사해 확진자를 격리·치료하면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뚝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다.
기존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코로나19 잠복기는 3∼4일로 짧은 편이다. 감염된 지 3∼4일 후면 증상이 시작되고 전파력이 생기기 때문에 경증일 때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른 하나의 축은 집중 진단검사를 통해 발견한 경증 환자를 조속히 치료하는 것이다. 확진환자 평균 치료 기간은 2∼4주다.
이렇게 첫 한 달이 지나게 될 때 신규 확진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대구 외 지역에서도 진정세가 확연하다면 총력전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대외협력팀장은 "혹여 있을지 모르는 코로나 환자를 찾아내 대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사회 감염을 최소한도로 낮추거나, 아예 통제해 감염병을 없애는 쪽으로 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총력전을 위해서는 감기 증상자들이 안전하게 진료와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선별진료소가 구축되어야 하고,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상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정부는 부족한 진단검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의료 인력을 투입하고, 보호장구, 진단검사장비도 대구로 보내고 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질환 자체가 전염을 완벽히 차단하기 어려운 특성을 갖고 있지만, 신천지대구교회라는 특정 종교집단을 통해서 확진자가 증폭됐기 때문에 그곳을 잘 통제하고 접촉 노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최대한 빨리 찾아낸다면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번 조치에 대해 4주 이내에 상황이 끝날 것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적절한 지원이 없으면 대구가 우한과 다름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인식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환자가 다 없어진다는 게 아니라 확산세를 꺾겠다는 의미"라며 "매일 확진되는 환자 수를 줄여야 종료가 된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이번 주부터 강력한 대책을 실시하면 2주 정도는 지나야 효과가 나올 것 같다"며 "100% 장담을 할 수 없지만 정부는 지금 할 수 있는 대책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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