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도 코로나19 '유탄'…中 철광석 등 수요 부진에 '휘청'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아시아 이외의 지역에서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감염 환자가 단 1명도 없지만 세계 2위의 중국 경제가 코로나19에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지자 아프리카 지역의 자금원인 석유와 철광석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의 해외개발연구소(ODI)는 중국의 경제 둔화로 석유 가격이 연평균 5% 하락하면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수출이 4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국내총생산(GDP)의 0.3% 규모로 아시아 밖 지역 가운데 가장 큰 피해라고 ODI는 분석했다.
ODI의 관계자는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중국에 수출과 수입 모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만약 성장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충격에서 보다 빠르게 회복하려면 경제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앞서 아프리카 최대 석유 수출국인 나이지리아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유가 하락의 충격으로 종전보다 0.5%포인트나 낮은 2%로 급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이지리아는 또 서아프리카 수출의 90%를 차지하는 석유 수요 감소로 자국 통화인 나이라의 평가절하 압력을 받고 있다.
중국의 수요 감소로 아프리카의 다른 자원 수출국인 앙골라와 콩고민주공화국, 잠비아도 위기를 맞고 있다.
원유 가격은 올해 들어 11% 급락했으며 구리와 철광석 가격은 각각 8%와 1.5% 내렸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중앙은행들은 비상벨을 울리기 시작했다.
나미비아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난 19일 금리 인하를 단행한 후 "재앙이 시작되고 있다"면서 "언제 충격이 절정에 달할지 알 수 없지만, 이미 경제 활동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건조한 기후의 남서아프리카 나라들은 수출품의 5분의 1가량이 중국으로 판매하는 다이아몬드와 구리다.
남아프리카 중앙은행 관계자는 다음 금리 결정 때 코로나19의 충격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잠비아 중앙은행의 데니 카랴랴 총재는 "구리 가격이 떨어지고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코로나19의 충격을) 지금 정확히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부정적인 영향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중국-아프리카 발전 문제 자문회사 루이나신(睿納新 Development Reimagined)은 또 중국 식음료 부문의 수요 감소로 나미비아의 소고기, 르완다의 커피, 케냐의 아보카도 등의 수출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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